와인 '대중화 바람'을 타고 1만원 안팎의 저가 와인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할인점들은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와인 매장을 늘리고 품목을 다양화하는 등 와인 고객 잡기에 발벗고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할인점들은 올 들어 와인 판매량이 1만~2만원대를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40% 늘어났다. 전체 와인 판매량에서 1만원 미만이 50%를 차지했다. 가장 인기있는 와인은 미국산 레드 상크리아(1.5ℓ,9900원)로 이마트 매장에서만 올 들어 4만여병이 팔렸다. 칠레산 아미고(9000원),프랑스산 송블루(7400원),미국 캘리포니아산 칼로로시(5500원) 등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저가 와인의 판매 증가로 와인은 할인점 주류 매장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올 들어서 지난달까지 작년 전체 판매액의 절반 수준인 80억원어치가 팔렸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2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에도 소주 맥주 양주 등의 매출 증가율은 한자릿수에 그쳤으나 와인 매출은 160억원으로 60% 성장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마찬가지.홈플러스 왕일웅 마케팅 차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와인을 본격적으로 팔기 시작했다"면서 "올 들어선 전월대비 판매량이 20~30%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올 4월까지 와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0%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와인 입문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데다 백화점이나 주류 전문점보다 싸게 판매하기 때문에 와인이 많이 팔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김윤식 주류 바이어는 "국내에 들어온 1만원 미만의 와인이 76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고,맛도 가볍고 달콤해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게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할인점들은 '초보자 고객'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영등포점 등 4곳에 와인전문숍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신규 오픈하거나 새롭게 단장하는 점포에는 별도의 와인 코너를 마련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초보자들을 겨냥,주요 와인에 설명을 달아 해당 제품과 어울리는 음식을 추천하는 한편 초보자들이 오면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초 1만∼2만원대 프랑스산 유기농 와인을 새롭게 출시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