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위상 '갈수록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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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덕수궁분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관이다.
하지만 최근 발간된 '2004 국립현대미술관 연보'는 국립미술관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덕수궁분관을 찾은 관람 인원은 70만2772명으로 2003년에 비해 무려 23.9%나 감소했다.
경기 침체로 미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든 데다 눈길을 확 끌 만한 기획전이 별로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관람객이 줄었다는 점보다 더 심각한 것은 유료 관객보다 무료 관객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유료 관객은 과천 23만명,덕수궁 10만명인 데 비해 무료 관객은 과천이 25만명,덕수궁이 11만명에 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무료로 입장시키고 있는 18세 이하 학생들의 단체 관람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입장료는 과천이 일반 700원,19세 이상 24세 이하는 300원인 반면 덕수궁은 고궁 입장료로 일반 1000원,7~18세 500원을 받고 있어 덕수궁미술관 관람은 사실 무료다.
그러나 해외 유명 미술관들의 경우 학생들에게도 입장료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파리 퐁피두센터는 입장료로 일반 10유로,18세 미만 학생들에게 7유로를 받고 있다.
런던의 내셔널갤러리,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등 유럽의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정부 보조금이 줄어들자 독자 생존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도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무료 입장 혜택 대상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그 권한은 문화관광부가 갖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정부가 올 하반기께 국립현대미술관을 책임운영 기관으로 지정할 예정이지만 권한은 정부가 쥐고 책임만 미술관에 떠넘기는 이상한 정책이 될 소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