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지루하게 옆걸음질을 치고 있다. 박스권에 갖힌 답답한 모습이다. 북핵문제,위안화절상설 등 불확실한 해외변수는 당분간 주가의 박스권 탈출을 어렵게 할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 내부적으로는 신고가 종목이 속출하는등 전형적인 종목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주가가 쌀때 고배당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거나, 혹은 하반기 실적호전에 대비해 미리 사두려는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또 단기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떨어진 종목도 매수타깃이 되고 있다. 고배당 저평가 실적호전 등이 종목장세의 3대 테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수는 박스권 연장 전망 김무경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당분간 900선을 하단으로 하고,950선을 상단으로 하는 박스권 장세를 지속할 공산이 높다"고 주장했다. 먼저 국내 증시를 억누르는 주요 악재들은 여전히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핵 문제는 4월 이후 점차 관심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한때 나돌았던 '5월18일 위안화 평가절상설'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증시는 위안화 절상을 '시기의 문제'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미국 헤지펀드 위기설이 불거진 데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마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반등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지난주 후반 이후 국내 증시는 이 같은 악재에 대한 내성을 갖춰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주 기술적 반등 흐름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선진국의 소비 위축 우려가 약해지고 있고,외국인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를 지난주에만 1400억원어치 매수,증시의 버팀목을 이루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고배당,저평가,실적호전주 공략해야 전문가들은 이런 시장 상황에서는 결국 종목 대응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900선 초반으로 떨어진 현 시점에서는 배당주를 저점·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망하다"며 "배당투자는 특히 음식료 건설 통신서비스 업종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삼성증권은 최근 지수 910선에서 배당투자에 나설 경우 올해 말 3.1~4.4%의 배당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LG석유화학 S-Oil KT LS산전 세종공업 동양기전 LG상사 등을 배당투자 유망주로 꼽았다. 실적 발표 기간이 끝나가는 만큼 1분기에 실적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종목도 선취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동아제약 농심 대우종합기계 한국타이어 고려아연 등은 2분기 이후 영업이익률이 크게 호전될 전망이다. 조윤남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 종목은 증시 반등에 한 발 앞서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 평균치(컨센서스)보다 현재 주가가 크게 낮은 저평가 종목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신한지주 우리금융 현대모비스 기업은행 등은 현 주가보다 목표주가가 25% 이상 높은 대형주들이다. 또 현대증권 자화전자 대신증권 광전자 동양기전 우리투자증권 한화 금호석유 두산 동국제강 등은 목표주가가 현 주가보다 50% 이상 높게 잡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