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400억원대의 자금을 지원한다. 삼성은 최근 고려대와 연세대,이화여대에도 각각 수백억원을 기부하는 등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KAIST 고위관계자는 15일 "삼성이 2006년 KAIST와 공동 설립키로 한 반도체학과등에 해마다 40억원씩 10년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주로 건물 등 교육시설 확충에 중점을 둔 기존 대학 지원과 달리 KAIST에 대해서는 산·학 협력 강화와 이공계 발전을 위해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춰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번 지원은 삼성이 KAIST를 통해 반도체 관련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도체학과를 위한 건물 건립뿐 아니라 학생 1인당 매년 1000만원을 지원한다는 내용 등 구체적 지원 계획을 놓고 막바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KAIST와 해마다 14억원씩 5년 동안 70억원을 투입,액정표시장치(LCD) 및 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 공동 연구와 핵심 기술을 개발할 '디스플레이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데 합의했다. 한편 삼성은 최근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 신설에 400억원,연세대 120주년 기념 도서관 건립에 3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또 이화여대가 추진 중인 미래형 지하 캠퍼스 건립 기금으로 수백억원을 내놓기로 했다. 이대는 이 때문에 '이화캠퍼스센터(ECC)'였던 시설의 이름을 '이화·삼성 캠퍼스센터(ESCC)'로 바꾸고 16일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ESCC는 이대가 유명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에게 설계를 맡긴 건축물로 연면적 2만평,지하 6층 규모로 건립된다. 삼성은 1990년대 초반부터 대학들에 지속적으로 기부금을 내놓았다. 그러나 '수십개 대학에 수천억원'을 기부했다고만 할 뿐 기부한 대학의 수나 정확한 지원 액수는 밝히지 않고 있다. 오춘호·김현석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