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영업의 꽃'인 보험 판매왕들이 신록의 계절만큼이나 싱그럽게 탄생했다.


보험사의 연도대상 시상식은 지난 1년간의 보험영업을 결산하는 보험설계사들의 축제.이 잔치의 최대 주인공이 각 회사에서 가장 빼어난 실적을 올린 보험설계사들에 주어지는 보험판매왕이다.


사실 보험설계사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방카슈랑스(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와 온라인보험 등 이른바 신채널이 설계사의 영역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다.더욱이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보험 신계약을 유치하기가 예전같지 않다.재테크와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의식도 발전, '연고'나 '발품'만으론 보험을 팔기가 어려워 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보험판매왕들의 영업 실적은 눈부셨다.


보험판매왕 25명이 지난 한 해 동안 거둬들인 수입보험료는 1인당 평균 35억원.웬만한 영업소나 대리점의 실적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들은 타고난 성실성으로,자기만의 전문성으로,남들보다 한 발 앞서 정보를 체득하고 분석하는 준비성으로 오늘의 영예를 안았다.


어느 분야에서나 정상에 오른 사람은 '달인'이나 '명인'으로 불린다.


보험영업에서 달인의 경지에 오른 보험판매왕,그들만의 특별한 비결을 들여다 본다.


◆평균 나이 43.9세,평균 경력 7.1년


지금까지 각 보험사에서 보험판매왕에 선정됐거나 수상한 사람은 모두 25명.생보사가 18명,손보사가 7명이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43.9세.인생을 어느 정도 경험했고 자녀 교육도 어느 정도 마친 나이다.


자기 방식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인생관이 확립된 시기이기도 하다.


최고령 보험왕은 금호생명 박현숙 설계사로 올해 만 57세다.


최연소는 교보자동차보험 과천콜센터의 이동숙 상담원.만 32세의 나이에 판매왕에 올랐다.


이들의 근무연수는 평균 7.1년.교보생명의 강순이 설계사(49)가 23년의 경력으로 최고참이다.


이에 비해 알리안츠생명 지우룡 설계사(38)는 1년10개월의 경력으로 판매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보험판매왕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유치한 신계약은 1인당 255건.수입보험료는 1인당 35억1000만원에 달한다.


가히 '움직이는 영업소'라고 할 수 있다.


삼성생명 예영숙 설계사(47)는 무려 201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여 보험업계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계속되는 신화


보험판매왕들은 저마다 신화를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전인미답의 길을 걷거나 새로운 전설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SK생명 이경 설계사(48)는 8년 연속 판매왕에 올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삼성생명 예영숙 설계사도 6년 연속 보험여왕에 올랐으며 대한생명 장순애 설계사(48)도 대한생명 59년 역사상 처음으로 4번째 판매왕을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동부생명 임한기 설계사(38)는 본사 직원에서 설계사로 변신한 첫해부터 지금까지 7년 연속 판매왕을 차지,신화창조에 나서고 있다.


동양생명 라순길 설계사(53)는 계약유지율이 100%에 달하는 '무결점 영업'을 만들어냈다.


◆그들에겐 특별한 게 있다


보험판매왕들은 영업비결에 대해 "특별한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진실과 성실성이 최대 무기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잠깐만 이들의 생활을 들여다 보면 판매왕다운 특별함이 있다.


흥국생명 김춘남 설계사(44)는 매주 고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한다.


대한생명 장순애 설계사는 서울 남대문 새벽시장에서 오전 1시부터 영업을 시작,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철의 여인'이다.


금호생명 박현숙 설계사는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부자 마케팅'을 성공시킨 케이스다.


동양생명 라순길 설계사는 전기기사 1급 자격증을 갖고 밤에는 전신주에 오르기도 하는 진정한 '프로우먼'이다.


삼성생명 예영숙 설계사는 각 고객들에게 걸맞은 제안서를 제시하는 '컨셉트 마케팅'이라는 새 장을 창조했다.


교보생명 강순이 설계사(49)는 금융회사 경영진을 주 고객으로 하는 '금융인 중의 금융인'이다.


이들은 모두 한국경제신문 등 경제지를 꼼꼼히 읽으면서 고객들이 궁금해 하는 재테크 정보를 한 발 앞서 제공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나눔의 삶,그것이 더 아름답다


이들의 삶이 더욱 빛나는 것은 번 만큼 나눠주는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연봉이 수억원대에 달하는 이들은 연봉의 상당액을 이웃과 함께 하는 삶에 사용한다.


삼성화재 조근옥 설계사(44)는 "버는 것보다 사회에 환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난 10년 동안 독거노인이나 양로원,농아원 등을 지원해 왔다.


흥국생명 김춘남 설계사는 매주 무의탁노인을 위해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장학사업을 하는 게 꿈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