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직후 은행서 문전박대 당해"..崔사장의 '아픈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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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직후 은행에 자금을 빌리러 갔다 숱하게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울면서 은행 문을 나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요."
최도석 사장은 강연에서 외환위기 직후 삼성도 은행의 냉대로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했었다며 은행의 잘못된 대출 관행을 꼬집기도 했다.
최 사장은 "평소 친했던 은행장들도 외환위기가 터지자 전혀 만나주질 않았다"면서 "아침 8시부터 은행 앞에서 기다리다 출근하는 은행장을 따라 들어가 돈을 빌려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하곤 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그 때 다시는 은행에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이제는 오히려 은행장들이 내 방에 찾아오곤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1997년 삼성전자는 실질적인 자기자본이 제로(0)로 결산 당시 망한 회사였다"며 부실 경영의 이유를 "당시 국제화 열기에 편승해 삼성전자 역시 해외 법인을 무분별하게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당시는 해외 법인들도 본업보다는 돈을 빌리는 게 주 업무일 정도로 긴박했다"면서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그 어려운 과정 중에도 13억달러를 각 법인에 지원하고 자기자본 30%를 맞춰준 뒤 '열심히 벌어서 빚을 갚자'고 다짐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최고경영자(CEO)와 사장단들이 원천 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마쓰시타나 소니를 찾으면 나오는 사람이 기껏해야 사업부장이었지만 지금은 그 업체의 CEO들이 삼성의 스케줄에 맞춰 찾아오고 있다"며 구조조정 이후 달라진 삼성의 위상을 소개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가 전세계에서 브랜드 가치 21위,순이익 10조원 실적의 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구조조정 노력과 업무 프로세스 혁신, S급 핵심인재 양성 등의 혁신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경영혁신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