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女帝)'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다니는 아니카 소렌스탐.그의 강인함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가.


뭐니뭐니 해도 소렌스탐은 성공하는 골프선수들의 공통점인 '기량'과 '멘탈리티'를 겸비하고 있다는 점이 손꼽힌다. 남자선수들에 버금가는 드라이버샷 거리(올해 평균 270.5야드로 투어 1위),컴퓨터로 조종하는 듯한 정확한 아이언샷(그린적중률 76.4%로 투어 1위)은 그의 스코어메이킹에 결정적 요인이다.


그 덕분에 4개의 파5홀 중 두 번 정도는 투온을 한다. 한 라운드에 버디 2개는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퍼트도 타이거 우즈 못지 않게 잘 한다.


그는 올 들어 홀당 1.74회의 퍼트 수를 기록,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정상급 선수라 해도 어느 한 부문은 처지게 마련인데 소렌스탐은 '장타력-정확도-퍼트'의 3박자를 고루 갖춘 것이다.


소렌스탐은 어려서부터 세살 아래인 동생 샤로타와 함께 탁구와 테니스 등 스포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경쟁하면서 승부욕을 길러왔다.


12세 때 골프클럽을 잡은 이래 주니어시절부터 스웨덴국립골프협회의 골프 프로그램에 따라 체계적·과학적으로 골프에 접근해왔다.


특히 골프를 주위 사람들의 강요가 아닌,스스로 '재미있게' 배워왔다.


그래서 지금도 즐기면서 골프를 한다.


비시즌에는 요리와 음악 등 취미에 심취했다가 시즌이 되면 다시 클럽을 잡는 식이다.


이런 면에서 오로지 '골프가 인생의 전부'이고 '우승만을 목표'로 매진하는 한국선수들과는 구분된다.


고무줄이 팽팽한 상태를 지속하다가는 곧 그 탄력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골프명문 미국 애리조나대에 입학,2년 동안 공부와 골프를 병행하면서 먼 장래를 내다본 것도 30대에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한 요인이다.


여자골퍼 중 유일하게 한 라운드 최소 타수인 59타를 기록한 소렌스탐의 당면 과제는 세계 최초로 58타를 치는 것이다. 하지만 소렌스탐은 자서전격인 저서 '소렌스탐의 파워골프'에서'비전 54'를 언급했다. 18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 한 라운드 54타를 기록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임을 천명한 셈이다.


소렌스탐은 그 목표를 이루기 전에 일단 올해 '그랜드 슬램'을 노리고 있다. 한 해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일로,지금까지 골프역사상 단 한 사람도 달성하지 못했다. 소렌스탐은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함으로써 그랜드 슬램 달성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