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총 430억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는 유럽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에 대해 내달 중 150억달러를 갚기로 했다고 CNN머니가 14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오는 2008년으로 돼있는 상환기일을 앞당겨 130억달러를 갚는 대신 20억달러 정도를 경감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클럽과의 협상책임자인 세르게이 스토르차크는 "60억~1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채무상환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또 안드레이 일라리오노프 대통령 경제보과관은 "2007년 내지 2008년까지 파리클럽을 포함,현재 110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를 전액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가 1998년 채무불이행 선언(디폴트)과 루블화 가치 급락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이번 외채 상환은 2000년 이후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고유가로 석유수출대금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재정이 튼튼해진 결과다. 세계 2위 석유수출국인 러시아는 올들어 외환보유액이 1450억달러로 늘어나 순채권국으로 전환됐다. 신용평가회사인 피치사의 에드워드 파커 전무는 "이번 부채 상환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올리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이오 코크베저 독일 재무부 차관도 "러시아의 부채 상환은 유럽 각 국의 예산압박 문제를 완화해줄 것"이라며 "선진 8개국(G8)에서의 러시아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