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쯤 진로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트맥주에 대해 투자자는 물론이고 애널리스트 간에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외국인은 하이트의 진로 인수소식이 전해진 지난달부터 줄곧 주식을 팔고 있지만 기관은 정반대로 매수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도 방향성을 잃고 등락을 반복,인수 발표 직전 주가인 9만8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16일에는 진로의 매각당사자(채권 최대보유자)인 골드만삭스가 실적부진을 이유로 목표가를 10만3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내리자 논란이 더욱 가중되는 양상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지난 주말 발표한 진로의 1분기 순이익이 추정치를 35%나 밑돌았다"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5% 하향조정했다. "2분기부터 원화환율 하락에 따른 원재료가 부담 절감과 매출증대가 예상되지만 기대에는 못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3조1000억원선으로 예상되는 진로 인수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주류시장에서 독점체제를 구축함에 따라 하이트맥주가 절대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일치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송지현 연구위원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3월 말 300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등 차입금이 지난해 말 5000억원 수준에서 지금은 1조원을 넘어서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 10년 이상 매년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영업권상각 비용부담도 크다는 지적이다. 그는 "CB의 주식전환과 이익감소에 따른 EPS 하락률이 20~30%에 달한다"며 현재가보다 1만원 이상 낮은 8만4000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백운목 연구위원은 "2분기부터 가격인상,원재료 부담 완화에 따른 효과가 실적에 빠르게 반영될 것"이라며 12만5000원의 목표가를 유지했다. 그는 "영업권 상각에 따른 이익감소는 장부상의 숫자일 뿐 현금흐름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주가에 큰 영향을 못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수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추가적인 금융비용은 매년 200억~300억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영업 실적개선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트맥주는 전문가들의 논쟁속에 이날 2.3% 상승한 9만8900원으로 마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