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갖고 있는 사원 아파트 19채의 값이 급등,시가 250억원대의 '집부자'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KDI는 땅부자.집부자들에게 올해 처음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해 주택 보유세로만 수억원을 내야 하게 됐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KDI는 현재 서울 서초구 구반포 주공1단지에 무주택 연구위원들을 위한 42평형 16채,32평형 3채 등 모두 19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경제개발계획이 한창이던 지난 1974년 유능한 박사급 인재를 해외에서 유치하기 위해 KDI가 주택공사로부터 한 채에 780만원(42평형)씩 주고 산 것이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이들 아파트 값은 42평형이 14억원,32평형이 10억원으로 총 자산가액이 250억원으로 불어났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주공1단지 아파트값은 평당 2500만원 안팎이었다"며 "그러나 올 들어 바로 옆 주공2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주공1단지 아파트도 평당 3000만원 이상으로 급등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국세청이 고시한 이들 아파트의 기준시가는 32평형이 약 6억7000만원,42평형은 9억원 정도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KDI는 재산세(부가세 제외)로만 3600여만원,종합부동산세로는 1억4000만원 등 총 1억7600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다만 지난해 주택 보유세로 6800만원을 낸 KDI는 올해 '50% 인상 상한선'을 적용받아 실제 납부세액은 1억원을 약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집부자 KDI'는 다른 정부 출연연구소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다. 특히 지난 99년 압구정동과 잠원동에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8채를 18억9000만원에 판 산업연구원(KIET)으로서는 배가 아플 만하다. 이들 아파트 8채의 현재 시세는 총 7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KIET 관계자는 "지난 2002년 정부가 출연연구소들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각토록 해 대부분 사원 아파트를 팔았지만 KDI만 버티고 안 팔았다"며 "그 덕에 돈벼락을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3년 전 정부가 KDI에 매각을 권고했을 당시 반포 주공1단지 아파트 값은 한 채에 5억~6억원대였다. 한편 KDI는 무주택 연구위원들에게 반포 아파트 우선 입주권을 주고,최장 8년까지 무료로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 출연연구기관 가운데 이처럼 직원들에게 아파트 입주 혜택을 주는 곳은 KDI가 유일하다. 차병석·김동윤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