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시장에서 물건 수가 급증하면서 비인기 물건의 경매처리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통상 5개월 안팎 걸리던 경매처리 기간이 최근엔 8~9개월로 크게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작년 부동산시장 불황기에 경매로 잡혔던 물건들이 올 들어 대거 시장에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영진 디지털태인 부장은 "최근 들어 경매기간이 10개월 이상 소요되는 물건들도 부쩍 늘어났다"면서 "처리기간이 길어지면 금융권의 자금회수 기간도 같이 늘어지기 때문에 금융권 부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경매개시가 결정되면 감정평가 현황조사 보고서작성 신문공고 낙찰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경매물건 수가 늘어나면 이런 절차가 지연되는 데다 응찰자가 없을 경우 계속되는 유찰로 경매기간은 더욱 길어지게 된다. 한편 전국 경매물건 수는 작년 4월 3만6200여건에서 올 4월 4만1100여건으로 1년새 약 4900건이 늘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