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강남 중개업소 美 매물 공공연히 호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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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일부 부동산중개업계에 해외 부동산 매입을 공개적으로 알선하는 안내문이 등장했다.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로스엔젤레스(LA)와 샌디에고 지역 부동산 매매를 중개한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브로커 등을 이용하는 사적 네트워크를 통해 물밑에서 진행돼왔던 해외 부동산 투자 알선 행위가 최근들어서는 드러내놓고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울 강남권 중개업소들이 매매를 알선하는 부동산 대부분은 미국 LA를 비롯한 한인 밀집지역 내 주택이다.
주로 교포인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들과 국내 중개업소들이 연계돼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13일 공개적으로 매매 알선 안내문을 내건 대치동 D부동산에 전화를 걸자 곧바로 "전문가를 소개해 주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이 중개업소처럼 공개적이지는 않지만 이 일대 중개업소들 중 상당수는 '미국 부동산 전문가'라는 브로커들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었다.
이 중 몇몇 중개업소에 전화번호를 주고 기다리자 다음날 오전 곧바로 미국에서 전화가 왔다.자신을 교포사업가라고 소개한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샌디에이고를 적극적으로 추천하면서 다른 지역도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좋은 물건을 소개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매입한 뒤 렌트(임대)를 주면 된다"며 "자녀 유학을 준비 중인 한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어 렌트에는 문제가 없다"고 권했다.
전화로 투자 대상 물건 및 투자 규모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그는 "송금에는 문제가 없습니까"라고 슬쩍 물어왔다."처음이라 잘 모른다"고 하자 "은행 계좌를 터서 (환치기 방식) 할 수 있다"고 조언까지 해줬다.
현재 개인이 해외 부동산을 사려는 목적으로 30만달러 이상을 송금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강남지역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투자 및 이민,자녀 유학 등을 목적으로 해외 부동산을 사두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투자 대상 지역도 미국과 중국에서 괌,태국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청담동 B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하도 부동산 잡는다고 난리를 피우니까 해외로 눈을 돌리려는 사람들의 문의 전화도 크게 늘고 있다"며 "해외 부동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이젠 아예 공개적으로 매매를 알선하겠다고 나서는 중개업소도 꽤 된다"고 전했다.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들 해외 부동산 거래의 상당수는 환치기 방식을 이용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상은·김현예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