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통합마케팅 회사인 SK네트웍스가 러시아 휴대폰 유통시장과 중국 주유소 시장에 뛰어드는 등 해외사업을 본격 재개한다.또 자체 고급 의류브랜드를 만들어 내년 2월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론칭한 뒤 이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키로 했다.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은 “좁은 한국 시장만을 상대로 사업을 벌여서는 더 이상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다시 세계를 상대로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16일 밝혔다.SK네트웍스는 ‘SK글로벌 사태’ 이후 40여개 해외법인 및 지사를 19개까지 줄이는 등 해외사업을 대폭 축소시켜 왔다. 정 사장은 “러시아에서 단말기 유통채널을 장악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고 중국 센양에선 주유소 사업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SK주유소 스피드메이트 SK정보통신대리점 패션점 편의점 등을 앞세워 중국 러시아 동남아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것이다.또 국내에서는 2007년까지 2천5백만명의 고객정보를 통폐합한 ‘수퍼카드(가칭)’를 출시,공격적인 통합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은 좁다… 중국으로 러시아로 정 사장의 생각은 과거 SK글로벌 사태로 인한 역경을 뚫고 완전 정상화의 길로 접어든 마당에 더 이상 한국에만 안주할 수는 없다는 것.첫 목적지는 중국이다. 그는 "최근 수입차 메가딜러로 변신한 것은 차만 팔아 보겠다는 의도가 아니다"며 "세계적인 수입차들이 주름 잡는 중국 경정비 시장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차종에 대한 정비 능력을 키우자는 것이 첫번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오는 6월 상하이에 스피드메이트 중국 1호점을 오픈한다. 정 사장은 "중국 경정비 시장의 성공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장기적으로 스피드메이트를 1만개까지 늘려 중원을 장악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북부 선양에선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주유소 사업에 진출하는 계획도 마련했다. 경정비센터 주유소 패션매장 등 다양한 브랜드 매장을 확대하면 중국에서도 통합 마케팅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내년 초 론칭할 패션 브랜드와 관련, "100개 정도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면 5개 정도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출범하는 의류 브랜드 매장은 한국 중국 일본에서 동시에 오픈한다는 구상이다. ◆2500만 고객정보 담은 '수퍼카드' 만든다 SK네트웍스는 국내에서 추진 중인 통합 마케팅 모델을 그대로 해외로 옮겨가 적용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준비 중인 것이 바로 '수퍼 카드 프로젝트'다. 예를 들어 2007년에는 SK주유소를 찾는 고객이 카드 한 장을 내밀면 주유원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듣게 된다. "고객님,토미힐피거 봄 신상품이 나왔어요. 재작년에 구입하신 자켓보다 디자인이 좋아요. 휴대폰도 오래 쓰셨는데 DMB폰으로 한번 바꿔 보시죠.아 참,그리고 엔진오일을 갈 때도 되셨고요." SK주유소나 충전소(3300개),단말기 대리점(1700개),패션매장(500개),편의점(240개)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정 사장은 "개별 브랜드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 2500만명의 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뒤 이같은 노하우를 중국에서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국내에선 스피드메이트 고객 DB 구축이 완료됐고 7월말엔 패션매장을 이용하는 고객 DB 구축도 마무리된다. 이 회사 '비전 2010팀' 장사범 상무는 "개별 브랜드의 고객 정보를 한데 모으면 전국 어느 매장에서나 통합 마케팅이 가능해져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각 사업부문이 적어도 1개 이상씩 신규 사업과 신규 브랜드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통합 마케팅의 재료는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