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용병 투수가 팀 성적을 좌우한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5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차츰 판세가 가려지는 가운데 외국인 선수들의 희비 또한 엇갈리고 있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성향은 특급 외국인 투수들을 보유한 팀들이 거포 용병이 버틴 팀보다 성적이 좋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과 두산. 올 시즌 최고 용병으로 꼽히는 삼성의 우완 투수 마틴 바르가스는 6승2패로 손민한(롯데)과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 있고 방어율 또한 3.04로 팀 동료 배영수(1.84), 손민한(2.42)에 이어 3위에 포진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물론 루더 헤크먼이 아직 국내 야구에 적응을 하지 못해 1승1패(방어율 5.35)에 그치고 있지만 150㎞대를 쉽게 넘나드는 강속구가 있어 삼성의 선발로테이션의 한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공동 다승왕 개리 레스로 톡톡히 재미를 봤던 두산은 올해도 우완 투수 척 스미스와 맷 랜들을 데려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랜들과 스미스는 각각 4승2패와 4승으로 다승 공동 6위 그룹을 형성하며 두산의 에이스 박명환과 함께 2위 두산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랜들의 방어율이 4.79, 스미스가 3.56으로 그다지 훌륭한 편이 아니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데다 기복이 적다는 점 때문에 김경문 두산 감독은 한결 느긋하다. 반면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 현대와 올 시즌 4강 전력으로 분류됐던 기아는 투수력 약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는 타격 6위(0.331) 래리 서튼이 최다안타 4위(43개), 홈런 공동 4위(8개), 타점 공동 5위(25점), 볼넷 2위(28개)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믿었던 마이클 캘러웨이(3승3패,방어율5.19)가 반타작에 그쳐 7위로 추락했다. 기아 또한 탈삼진 공동 4위(39개) 다니엘 리오스가 3승4패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클 존슨이 부상으로 퇴출당하는 바람에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조차 힘든 상태에서 최하위로 밀려났다. 6위로 처진 SK도 호세 카브레라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비상이 걸렸다. 물론 타자의 활약이 돋보이는 팀도 없지는 않다. 롯데는 지난달 전격 영입한 킷 펠로우가 72타수만에 홈런 8개를 때려내는 등 중심타자로 자리잡아 상위권으로 치고 오르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펠로우의 타율이 0.236에 불과하고 라이온 잭슨 또한 0.267에 그치며 기복이 심한 점은 올 시즌 롯데를 괴롭힐 변수로 꼽힌다. 아울러 4위로 도약한 LG 또한 루 클리어와 루벤 마테오의 한방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클리어가 삼진 공동 1위(34개)를 기록할 정도로 스윙이 크고 마테오 또한 타율이 0.240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근심거리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