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스틸이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 철강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고로를 충남 당진에 건설키로 하면서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INI스틸의 고로사업 진출은 이 회사에 과도한 투자비 부담을 지우게 되고 결국 수익성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고로 건설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이고 투자도 2008년 이후에나 가시화될 전망이어서 단기 주가 하락은 과도한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7일 INI스틸은 1.32% 하락한 1만4900원에 마감,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나흘간 7.7% 급락했다. 박현욱 한화증권 연구원은 "INI스틸이 고로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주가가 급락한 것은 생산규모가 시장의 예상치보다 큰 연 700만t 규모로 알려진 게 악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로에서 나온 쇳물로 만드는 열연강판의 국내 공급 부족분은 현재 약 400만~500만t으로 추정된다. 만약 INI스틸이 실제 700만t을 생산해 열연강판을 만들 경우 국내에는 200만~300만t의 공급과잉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는 INI스틸은 물론 국내 철강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또 700만t 규모 고로를 한꺼번에 건설하는데 들어가는 투자비가 총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최근 INI스틸의 주가 하락은 너무 과도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박현욱 연구원은 "투자비 부담과 철강 공급 과잉 등을 감안할때 INI스틸은 고로 사업을 한꺼번에 진행하기보다는 2010년까지 350만t 규모의 고로 1기를 완성한뒤 2015년까지 2기를 완성하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10년뒤의 일 때문에 주식을 내다팔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은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위원도 "고로 건설로 제품 구조가 건설업 중심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가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건설 경기 부침에 따른 영향을 줄이고 향후 중국산 철강재 공격에서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