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율제도 개혁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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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통화가 확대되고,외환딜러 성격의 마켓메이커(시장조성자)제도가 도입하는 등 중국의 외환거래제도가 18일부터 크게 달라진다.
이는 현재 달러화에 연동돼있는 위안(元)화 환율 결정 시스템의 시장화를 위한 사전 단계로 향후 환율시스템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부 서방 전문기관들은 중국이 마켓메이커 제도를 도입하면서 위안화 평가절상을 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으나,결과는 ‘불발’이었다.
이와 관련,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전날 "위안화 환율 변경은 중국의 주권"이라며 "우리는 시장경제의 질서를 따르겠지만 외부 압력에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는 당분간 수면 밑으로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
○달라지는 외환거래제도 주요 내용
상하이 외환시장에 외국통화 간 현물거래를 새로 허용하고,마켓메이커를 통해 외환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뼈대다.
새로 허용되는 거래는 달러화에 대한 유로,엔,캐나다달러,홍콩달러,호주달러,파운드,스위스프랑 및 유로.엔 등 8개 현물 거래다.
이로써 상하이 외환시장의 외환거래 상품은 위안화에 대한 달러,엔,홍콩달러,유로 등 기존의 4개를 포함해 12개로 늘어나게 된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외국은행 7곳(도이체방크 ING HSBC 몬트리올은행 씨티은행 로열뱅크스오브스코틀랜드)과 중국은행 2곳(중국은행 중신실업은행)을 마켓메이커로 지정했다.
이들 은행은 보유 외환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매수,매도 주문을 통해 직접 외환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의미
중국은 이번 제도 변화를 통해 시장 참여주체를 다양화,외환거래의 시장화를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현재 하루 20억달러 수준에 불과한 외환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 시장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까지 상하이 외환시장은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직접 각 은행의 달러를 사고파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중국 외환당국은 시장 여건이 성숙될 경우 마켓메이커의 거래량을 늘려 장기적으로 위안화 환율이 시장의 수급상황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당분간 마켓메이커의 외환거래는 10만달러를 1단위로 하되 상한은 1000만달러 이하로 제한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환율제도는 장기적으로 상하이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8개 통화의 환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안화 환율을 결정하는 바스켓(복수통화)제도로 바뀔 것이라는 분석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 여부
중국이 이번에 마켓메이커 제도를 도입하면서 위안화 평가절상에 나설 것이란 일각의 관측은 결국 빗나갔다. 이에 따라 중국금융 당국은 당분간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의 하루 변동폭을 지금처럼 상하 0.3% 이내로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사범대학교 금융연구소의 종웨이 주임은 "위안화 평가절상 시기는 마켓메이커 제도가 어느 정도 빨리 정착하느냐에 달렸다"며 "이 제도가 뿌리를 내리면 자연스럽게 위안화 거래 활성화를 위한 환율 변동폭 확대,바스켓제도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환시장에서는"중국이 위안화 평가절상을 단행한다면 마켓메이커 제도가 정착되고,중국은행 및 건설은행의 상장작업이 끝나는 올 4분기 전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