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자동차, 두 거인의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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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에서 최대 경제이슈는 제너럴모터스(GM)와 도요타자동차다. GM은 '미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세계 1위의 자동차 메이커지만 실적 악화로 회사채 신용등급이 정크본드(투기 등급) 수준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고 있다.
반면 '일본식 경영'을 대표하는 도요타는 2년 연속 1조엔 이상의 순이익을 올려 세계적으로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지난 주말 회동해 일본 언론들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리처드 왜고너 GM 회장이 일본을 방문,아이치 현에서 열리고 있는 조 후지오 도요타 사장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회담을 가진 것. 이들은 이날 회동을 통해 차세대 자동차의 주역으로 꼽히는 연료전지 차와 하이브리드 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동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 것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차를 개발하는 것이 현재 세계 자동차업계의 최대 현안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연료전지차 개발을 주도하는 GM과 이미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차(프리우스)를 개발,지난해에만 13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도요타가 공동 개발을 위해 손을 잡은 것은 세계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업계 1,2위인 두 회사가 '경쟁' 대신 '공생'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경우 자동차업계 판도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제휴는 21세기 세계 경제에 대한 패권 유지를 위해 공동 보조를 맞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자동차 산업은 한 나라 제조기술의 국제 경쟁력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실제 자동차를 자체 기술로 대량 생산해 세계 시장에 내다팔고 있는 나라는 아직 5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GM과 도요타가 손을 잡은 것은 한국에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1등이 아니면 생존하기 어려운 글로벌 경쟁시대에 한국 자동차업계는 물론 정부측도 위기감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