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특허 중시 경영을 통해 '일류기업'에서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기업 목표를 세웠습니다." 삼성전자의 특허 수장을 맡아 회사를 지식재산권 분야 한국 대표기업으로 일궈내는 데 1등공신 역할을 한 김광호 전무(51·법무팀장?사진)는 삼성전자의 특허 전략을 이같이 소개했다. 김 전무는 지난 1988년 삼성전자에 변호사로 입사해 법무팀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18년 동안 회사의 특허 업무를 총괄해 왔다. 김 전무는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10조원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등 첨단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연구 성과가 특허권으로 이어져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특허 업무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삼성전자 지식재산권 관리 업무의 핵심 브레인으로 통한다. 그는 지식재산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회사의 지식재산 정보 인프라를 선진화했다. 직원들이 연구 의욕을 북돋을 수 있도록 직무발명 보상 체계를 확대시켜 나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모든 연구원은 특허를 출원하거나 등록할 경우 등급에 따라 보상금을 받는다. 지난해에는 디지털TV 고화질 영상 신기술을 개발한 직원 4명이 총 6억원의 보상금을 받기도 했다. 김 전무는 해외 기업들과의 특허 협상을 주관해 로열티 유출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 소니와의 특허 협상을 주도해 양사가 보유한 특허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켰다. 2만여건에 달하는 특허를 공유함으로써 특허 분쟁을 피하는 한편 새로운 제품 개발을 신속히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는 또 각종 특허경진대회를 열어 직원들에게 특허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도 힘썼다. 이 같은 김 전무의 노력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에 1604건의 특허를 등록,미국 인텔,일본 히타치 등을 제치고 특허 등록 6위에 올랐다. 2003년에 비해 3계단이나 상승한 성과다. 국내 기업 가운데 미국 특허 등록 톱10위에 포함된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지난해 특허협력조약(PCT)을 통한 국제특허 출원에서는 세계 20위에 올랐다. 개발도상국 기업 가운데서는 1위다. 삼성전자는 올해 특허 중시 경영을 키워드로 삼아 2007년까지 미국 특허 등록 3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현재 250여명 수준인 특허 전담 인력을 오는 2010년까지 450명으로 늘리고 변리사와 미국 특허변호사 등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할 계획이다. 또 내부 인력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자체 전문가도 양성키로 했다. 김 전무는 "세계 선진 기업들이 특허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특허 업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특허 책임자로서 회사가 특허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