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공산품이 아닌 농산품이기 때문에 그 어떤 술보다도 자연의 힘에 의존하게 된다. 아무리 와인을 잘 만드는 와인 메이커라고 하더라도 와인의 기본이 되는 포도가 형편없다면 속수무책일 것이다. 포도의 질은 포도밭의 지형적 위치와 기후 등 불가항력적인 요소에 좌우된다. 우수한 포도 품종으로 만드는 유명한 와인은 생산량이 늘 한정돼 있는 데다 작황이 나쁘면 그 양은 더욱 줄게 된다. 따라서 수요 공급의 원리에 따라 와인 가격은 당연히 치솟게 된다.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서는 이미 19세기에 이 지역의 수많은 와인 중 최고급 와인을 선별하고 이를 다시 5개 등급에 따라 분류하는 체계를 확립했다. 이 서열 순서는 1973년 한 번의 수정을 거친 것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지켜지고 있다. 이 등급 와인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와인을 구매하는 가이드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명품 와인을 고르는 기준은 뚜렷하게 정의된 것은 없다.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와인 칼럼니스트나 와인 평론 잡지 등도 모두 의견이 분분하다. 무명의 와인도 유명한 와인 평론가의 극찬에 따라 하루아침에 명품 와인으로 등극하는 신데렐라 현상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와인나라 김혜주 마케팅 팀장은 "와인의 경우 빈티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워낙 큰 데다 명품 와인은 희소성에 따라 부르는 게 값인 경우도 자주 있다"며 "일반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명품 와인 리스트가 좋은 와인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