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오프닝) 어제는 모처럼 후덥지근한 날씨를 식히는 비가 내렸습니다. 그럴 때면 으레 조촐하게 술 한 잔 생각이 나기 마련인데요. 주식시장에서도 이런 술과 관련된 종목들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 와이드에서는 진로 인수 본계약을 추진 중인 하이트 맥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하이트맥주라면 누구나 다 아는 업체인데요. 이제껏 와이드 분석에서는 잘 다뤄보지 않았던 종목 아닙니까? 오늘은 이색적이로군요. (기자) 몇 십년 간에 걸쳐 시장 수익률을 웃돌며 탁월한 운용 성과를 보인 피터린치 같은 펀드매니저는 늘 자신의 실생활 속에서 종목을 찾을 것을 권했습니다. 늘 먹는 샌드위치나 피자라든가, 부인이 신는 스타킹,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누구나 마시는 음료… 이런 것들이 탁월한 종목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맥주라고 하는 것도 아주 단순합니다만, 부모 세대가 그 맥주를 마시고 아들 세대가 그 뒤를 잇고 또 손자 세대도 그 맥주를 마시지 않습니까? 어쩌면 오랜 세월에 걸쳐 꾸준히 주주의 이익을 만족시켜 주는 가장 이상적인 종목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특히, 이 같은 소비재의 특성을 갖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하이트 맥주는 현재 진로 인수를 위해 본계약 작업을 진행 중인데요. 일단 성사만 된다면 국내 맥주 시장과 소주 시장을 한 손에 움켜 쥘 수 있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앵커) 주류 시장 석권… 대단한 기회가 아닐 수 없군요. 1분기 실적이 나왔지요? 실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1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우세합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8.1% 늘었고요. 영업이익은 4% 증가했습니다. 매출은 그런대로 무난했습니다만, 영업이익은 원료인 맥아의 국산 비중이 늘면서 비용이 늘어난데다 성과급 지급 등으로 인건비가 늘어 증가세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맥주 소비는 주로 2~3분기에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올해는 100년만의 무더위기 찾아 온다고 하지 않습니까? 벌써부터 하이트맥주를 비롯해 롯데삼강이니 롯데칠성, 빙그레 등의 수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향후 실적은 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관건이 진로 인수 성사 여부 아닙니까?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하이트맥주가 컨소시엄이 진로 실사를 마치고 본계약을 위한 가격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에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보다 오히려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판단 여부인데요. 현재 공정위가 하이트맥주의 진로인수에 따른 시장 독과점 여부 판단을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인데, 최근에는 주류업체에 대해 의견을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할 경우 소주 시장에 미칠 영향이라든지 제조업체와 주류 도매상 사이의 힘의 균형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이런 것을 살피고 있는 중입니다. 따라서 본계약 체결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공정위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매각 작업이 기로에 설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주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해 5월 7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적이 있지만 하반기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고가는 올해 4월 1일 11만 2천 5백원이고요. 다시 약세를 보이다가 최근 진로 인수 본계약이 진전되면서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습니다. 인수 이후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큰데, 인수가 확정될지 그 여부에 대해 주시하는 분위깁니다. (앵커) 시너지라면 어떤 것입니까? (기자) 시너지가 모자라는 부분은 서로 채워주고 두드러진 부분은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맥주와 소주가 술의 성격이 매우 다르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동원증권 분석에 따르면 맥주는 가계 소비 지출과 상관도가 높고요. 기온이라든가 강우량 등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반면, 소주는 소비지출과 상관도가 낮고요. 기온이나 강우량 등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특색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변동성이 심한 맥주 매출을 소주가 보완해 줄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고요. 하이트 맥주는 부산 경남과 경북 그리고 전북 전남 등지에서 선호도가 높습니다. 반면 진로 소주는 서울 경기 강원 등에서 잘 팔리는데요. 결국 이것도 두 회사를 합치면 지역별로도 상당히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만하다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대표적인 시너지 효과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업체들 입장에서 본다면 독과점이라고 펄쩍 뛸 만하군요. (기자) 한 회사가 결국 주류 시장을 석권하게 된다면 경쟁업체들이 반길 리 없습니다. 이 때문에 독과점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공정위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고심하는 눈칩니다. 소주와 맥주가 전혀 별개의 상품이라고 합니다만, 무지막지하게 술을 마시는 사람들 가운데는 소주에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폭도 즐기지 않습니까? 이쯤되면 주당으로서는 별개가 아니라 단지 똑 같은 술인데 도수만 다르다고 주장할 만 하니까요. 이야기거리가 될 만합니다. (앵커) 진로 인수를 위해 하이트 맥주가 상당히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진로 인수에 따른 부담은 어떻게 평가되고 있습니까? (기자) 국내 기업 매각 사상 최고가를 적어 냈는데요. 3조 천억원에서 3조 2천억원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수에 나선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은 하이트맥주를 비롯해 산업은행의 사모투자펀드, 교원공제회, 군인공제회 그리고 새마을금고연합회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아직 얼마를 자기자금으로 조달하고 얼마를 차입을 통해 해결할지 드러나지 않은 상탭니다. 동원증권 분석에 따르면 하이트맥주의 순차입금이 5천4백억원인데, 최소한 이와 맞먹는 자금을 새로 조달해야 될 형편이기 때문에 재무적인 부담은 작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결국 주류 시장 평정이라는 기회와 재무적 부담이라는 위험 사이에 어떤 것이 더 빛을 발할지 이 둘을 저울질하는 문제가 남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시장에서는 주가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위험과 기회에 대해 증권사마다 평가가 조금씩 갈리고 있고요. 적정 주가도 8만원에서 13만원까지 분포가 다양합니다. 대체적인 의견은 9만 6천원 증권사 적정 주가의 중간치는 10만 5천원입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