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장기 연구의 최대 걸림돌인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면역 돼지' 개발을 놓고 바이오 벤처기업인 엠젠바이오와 서울대 황우석 교수 연구팀이 최초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면역 돼지는 탄생할 경우 면역 문제 없이 장기나 세포를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는 게 특징. 산업적으로도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녀 BT(바이오테크놀로지)의 '화수분'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종장기 개발 업체인 엠젠바이오(대표 박광욱)는 급성.만성.세포성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돼지 유전자들을 없애 복제 돼지를 생산하는 형질전환 복제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를 활용해 올 하반기에 췌도 세포(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 이식용 면역 돼지를 탄생시킨다고 18일 밝혔다. 엠젠바이오는 국내 최초,세계 두번째로 형질전환 돼지 '형광이'를 내놓은 이 분야 선도 업체. 박광욱 대표는 2001년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사람에게 치명적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돼지 유전자(GGAT1)를 제거,초급성 면역 반응을 없앤 돼지를 처음 생산했었다. 엠젠바이오는 하반기 생산할 면역 돼지에서 사람에게 이식할 췌도 세포를 개발,내년 초부터 삼성의료원과 공동으로 전임상 시험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맞서 서울대 황우석 교수와 안규리 교수가 이끄는 이종장기 연구팀도 면역 돼지 연구에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와 면역 전문가 안 교수팀은 이미 사람의 면역 유전자(hDEF)를 가진 무균 미니 돼지를 개발,연구에 이용하고 있으나 면역 거부반응을 완벽하게 해결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돼지에서 면역과 관련된 각종 유전자를 조절해 거부 반응을 없애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황 교수팀은 하반기 중 면역 미니돼지의 장기를 영장류인 원숭이에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장기 이식 연구는 최근 하버드대 연구팀이 돼지의 심장을 원숭이에 이식,6개월간 생존시켜 화제를 모았을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줄기세포가 큰 주목을 받았다면 올해는 이종장기 분야의 성과가 속속 나올 것"이라며 "누가 먼저 하든 면역돼지 개발이 첫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