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경기 회복에 대비,기업여신에 대한 영업점장 전결권을 대폭 확대한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기업고객에 대한 신용대출 영업점장 전결 한도를 현재 3억~10억원에서 20일부터 7억~30억원으로 최대 3배 정도 확대키로 했다. 담보대출의 전결 한도는 15억~30억원에서 25억~70억원까지 늘어난다. 이에 따라 영업점장들은 우량 기업에 대해서는 본부 승인 없이 지점장 재량으로 최대 70억원까지 대출할 수 있게 된다. 하나은행이 기업여신에 대한 영업점장 전결권을 확대한 것은 지난 2002년 말 서울은행과의 합병 이후 2년5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경기 회복에 대비해 일선 영업점장들의 재량권을 확대해줌으로써 기업대출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07년 말 도입될 '신BIS(바젤Ⅱ)' 시행을 앞두고 위험 가중치가 낮은 우량 기업 여신을 늘리기 위해 신용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전결권을 더욱 확대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4단계로 분류한 전결 한도를 6단계로 세분화하고 등급별 전결 한도 확대 폭에도 차등을 뒀다. 가령 담보대출의 경우 B2 이하 등급의 전결 한도는 15억원에서 25억원으로 66% 늘린 반면 A3 이상 등급은 30억원에서 70억원으로 133% 늘렸다. 하나은행은 이에 앞서 여신 심사를 까다롭게 해왔던 숙박 음식 목욕업종에 대한 대출을 이달 초부터 재개했다. 또 도소매 및 부동산업종에 부과했던 0.5~1.5% 수준의 대출 가산금리를 0.5%포인트씩 일괄적으로 할인하는 등 소호(SOHO·자영업자)대출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현재 6조5000억원인 소호대출 잔액을 연말까지 1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국민은행도 최근 기업고객 유치를 위해 '기업대출 전결할인금리 제도'를 도입,영업점장 재량으로 우량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최대 0.94%포인트의 금리를 깎아줄 수 있도록 해 기업대출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자 그동안 여신 관리에 주력해왔던 은행들이 여신 확대 정책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