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에서 유례없는 급성장을 이루고도 성장의 부작용으로 인해 '위기론'이 팽배한 개신교계의 현실을 짚고 대안을 제시한 두 권의 책이 출간됐다. 서울 대광고 교목실장 출신의 류상태 목사가 쓴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삼인)와 여성 신학자 백소영 박사(이화여대 강사)가 펴낸 '우리의 사랑이 의롭기 위하여'(대한기독교서회). '한국교회는~'를 쓴 류 목사는 지난해 학교 내 종교자유 문제를 제기해 관심을 모았던 '대광고 강의석군 사건'을 계기로 대광고 교목실장을 그만두고 소속 교단(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에 목사직까지 반납한 채 노점상으로 나선 인물.그는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한국 주류 개신교 신앙 및 교리 체계에 문제가 있다"며 기독교 의식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의식개혁의 방향은 '예수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것.그는 배타성과 세속화,역사성 결여,가부장적 권위주의,성서 문자주의,종말론적 환상주의 등을 한국교회의 중병으로 진단하면서 '하느님의 살아 움직이는 말씀을 교리의 틀에 가두어 죽은 문자로 만드는' 성서 문자주의에서 다른 문제들이 파생한다고 지적한다. 모든 것을 던진 만큼 그의 비판과 제언은 통렬하다. '정직하지 못한 목사를 비난하라' '나홀로 존재하는 종교는 없다' '목사의 말에 맹종하지 마라' '십일조 헌금은 의무사항이 아니다'….류 목사는 "지금 기독교의 가르침 중에서 유일하게 절대가치를 둘 수 있는 것은 '예수정신'뿐"이라면서 "예수운동을 시작하자"고 제언한다. '우리의 사랑이~'를 쓴 백소영 박사는 비대해진 개신교회가 본래의 건강한 몸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무교회'를 제시한다. 교회가 본연의 정신과 색깔을 상실한 것은 제도화·권력화 때문이라는 것.건물이나 제도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정신과 삶을 따르는 '무교회' 정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한국의 개신교회를 세 가지로 분류한다. 기독교보다 민족이 우선인 교회,순수한 복음 전파에만 주력하는 교회,기독교 계몽 운동처럼 사회적 개혁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고 믿는 교회.그는 이들 세 유형 모두 서구 기독교의 틀과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 무교회의 큰 기둥인 김교신·함석헌 등의 사상을 살핀 저자는 '무교회 정신'을 실천하는 길을 이렇게 제시한다. 한국적인 동시에 기독교적 정체성을 가질 것,역사의식을 가질 것,세속 생활 속에서 거룩함을 실천할 것,평신도간에 이루는 평등한 공동체일 것,교파를 지양할 것,제도화하지 않는 무형식의 작은 모임일 것.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