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자국 인공위성들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우주정책 전환을 준비중이지만 우주에 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진 않다고 백악관이 18일 밝혔다. 백악관의 이같은 발표는 미 공군이 공중 방위 명분으로 공격 및 방어용 우주 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대통령 국가안보 훈령을 마련,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날짜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이어 나온 것이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국방부 등이 새로운 정책을 개발중이며 아직 대통령이나 최고위 보좌관들에게 제출된 상태는 아니라고 밝히고 "우리의 정책은 우주를 무기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우주 자산이 적절한 보호를 받도록 보장하기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 우주정책은 지난 1996년 빌 클린턴 정부 당시 마련된 것을 보완한 것이며 "우주 장비들의 주권과 이들 장비의 자유로운 통과권에 계속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우주의 평화로운 탐색을 신봉하며 우리는 이와 관련한 협약들을 계속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클린턴 정부의 정책 시행 이래 수많은 국가들이 우주에 관심을 보였으며 "우리의 우주 장비를 위협할 수 있는 기술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우주 군사화를 확대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중국 등 여러 나라로부터 반발을 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앞서 NYT는 한 고위 소식통을 인용, 지난 1996년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중점을 두고 마련된 정책이 금주 안에 새 대통령령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새 대통령령의 목적이 지구 궤도상에 무기를 영구배치하는 것은 아니나 우주를 현재 개발중인 무기체제의 발사대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검토중인 국가안보 대통령령은 지난 2001년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이끄는 한 위원회의 "군은 대통령이 우주에 무기를 배치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권고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공군이 개발중인 새 프로그램들 가운데는 군의 우주선이 지구 반바퀴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45분 안에 타격할 수 있는 정밀 유도무기를 장착한다는 `글로벌 스트라이크'(Global Strike) 계획이 포함돼 있다. 또 `신의 회초리'(Rods From God) 프로그램은 텅스텐과 티타늄, 또는 우라늄으로 만든 실린더들을 우주로부터 발사해 소형 핵무기의 위력과 시속 1만1천500㎞의 속도로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궤도선회 거울이나 고공 비행선으로부터 치명적인 레이저 광선을 쏘거나 무선주파를 열무기로 전환하는 방식 등도 개발중인 프로그램에 포함된 것으로 보도됐다. 미 공군은 지난 4월 정찰 및 통신위성을 교란시킬 수 있는 실험용 XSS-11 마이크로 위성을 발사했으며 전문가들은 이 마이크로 위성이 앞으로 18개월 안에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악관이 내달 중 기존 우주 자산 보호 및 외계 지배력 유지 의지를 강조하는 새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나 일부 국방 전문가와 군축운동가들은 미국의 정책이 결국은 방어 및 공격 무기를 모두 우주에 배치하는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방 싱크탱크인 국방정보센터(CDI)의 우주군사화 전문가인 테레사 히친스는 "이런 말을 곧이 들어선 안 된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우주의 전사가 되길 꺼려하던 입장을 바꾸고 있으며 새 정책이 의미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축협회(ACA)의 대릴 킴벌 사무총장은 "이것은 불필요하고 도발적인 군사 시스템이다. 이것은 다른 나라들로 하여금 우주에 배치된 우리의 자산들을 파괴하는 군사장비를 추구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미국의 논리는 자국의 자산을 보호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는 결국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논평했다. (워싱턴 로이터.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