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병풍(兵風)사건'의 주역인 김대업씨가 19일 한나라당에 사과 한 상자를 보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한나라당 당사로 배달된 사과상자에는 박근혜 대표와 김문수 김무성 전여옥 의원 앞으로 '사과받기를 그토록 간절하게 원해 사과를 드리오니 사과를 받으시오. 김대업 보냄'이라고 적혀 있었다. 병풍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 한나라당으로선 불쾌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김씨가 사과는 못할망정 사과상자를 보내 병풍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과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희화화하고 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는 또 "사기꾼의 유치한 장난에 대한민국 정치가 놀아나선 안된다"며 "장난질이 계속된다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측은 내용물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며 곧바로 폐기처분했다. 이에 따라 상자 안의 서신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서신에는 병풍사건에 대해 한나라당의 요구대로 특검을 실시하고 특검 결과 한나라당의 잘못이 밝혀지면 한나라당은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지난 9일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은폐 의혹을 제기한 김씨와 이를 보도한 언론사에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