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삼보는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데스크톱PC 활성화에 기여했던 것처럼 앞으로 노트북 대중화를 주도하고 싶습니다." 지난 18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보컴퓨터의 박원구 상무(국내사업본부장·42)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경영진을 대신해 삼보컴퓨터 '구원투수'로 나선 박 상무는 "주변에서 우려하는 것과 달리 삼보의 국내 사업은 노트북을 중심으로 순조롭게 커가고 있다"며 "당분간 어려움이 없지는 않겠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기술력이 있어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들이 애프터서비스를 많이 걱정하는 것 같은데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전문업체에 맡겨 불편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절대로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사업에 가담한 박 상무는 하반기 99만원짜리 노트북을 내놓으며 '에버라텍'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삼성전자 PC연구소와 인텔코리아 등을 거친 'PC통'인 그는 경영진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당분간 사업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박 상무는 "앞으로 PC 시장에서는 이동성이 뛰어난 노트북과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이 융합된 '컨버전스 PC'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아직 노트북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시장이 활성화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틈새를 노려 '에버라텍' 브랜드를 실속 있는 노트북PC의 대명사로 키워 나간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그는 "지난해 9 대 1 수준이었던 삼보의 데스크톱부문과 노트북부문의 매출 비중이 올해는 7 대 3 정도로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보컴퓨터는 최근 인텔 차세대 무선 플랫폼 '소노마' 기반의 13.3인치 와이드 노트북 '에버라텍 4200'과 10.6인치 초소형 컬러 노트북 '에버라텍 1000' 등 150만원대 노트북 2종을 화사한 파스텔톤 색상으로 선보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박 상무는 "3분기 중 12인치대 서브노트북 시리즈를 내놓고 이르면 연내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총망라한 신개념 PC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