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 10명중 7명은 대기업이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규모가 앞으로 더 커져야 한다는 의견이 작아져야 한다는 견해를 앞섰다. 이 같은 결과는 삼성경제연구소가 '한국인의 경제관과 기업관'을 주제로 전국의 성인 남녀 131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8월 중 실시한 '2004년 한국종합사회조사' 결과 나온 것이다. ◆대기업 인식 개선됐다 대기업의 국민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묻는 질문에 '다소 기여했다'는 응답이 43.9%로 가장 많았으며 '크게 기여했다'는 답변도 31.9%나 됐다. 이 둘을 합치면 75.8%로 긍정적 평가가 부정적 평가(24.2%)를 압도했다. 정치 성향이 보수적일수록(보수 79.9%,진보 77.0%),노조에 대한 태도가 강경할수록(강경 83.2%,온건 61.8%) 대기업의 역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비율이 높았다. 향후 대기업의 국민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묻는 질문에도 과반수가 넘는 67.1%가 '기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대기업의 규모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커져야 한다'(41.4%)는 응답이 '작아져야 한다'(34.8%)는 답변보다 많았다. 2003년 조사에서는 '작아져야 한다'(38.7%)가 '커져야 한다'(37.1%)는 응답보다 더 많았었다. 설문을 담당한 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나타난 현상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빈부 격차 확대' 좌절감은 증폭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주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빈부 격차'라는 응답이 27.5%로 가장 많았고 '물질적 풍요'(21.2%),'경쟁'(19.4%),'부정부패'(14.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03년 조사 때는 '물질적 풍요'가 29.4%로 가장 많았고,'빈부 격차'라는 응답은 27.5%로 두 번째였다. 1년 사이에 자본주의의 물질적 풍요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줄어든 것이다. 최 연구원은 "자본주의에 대한 이미지는 조사를 실시한 해의 전년도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3년 조사 때는 전년도인 2002년의 성장률이 7.0%로 비교적 높아 자본주의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으나 2004년 조사 때는 2003년도의 경제성장률이 3.1%로 급락해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진단이다. 또 지난해 한국 경제의 화두로 등장했던 '양극화'도 이같은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