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계열 현대INI스틸이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을 확정,19일 공식발표했다.공장은 연산 700만t 규모로 당진공장 인근에 들어서게 되며 2007년 착공,2010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일관제철소란 포스코처럼 고로(용광로)를 활용,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공장이다.


현대INI스틸의 일관제철소 건설은 그동안 포스코 단일사 체제로 유지되던 국내 고급철강재 시장에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INI스틸이 종합제철소를 갖추면 자동차용 고급 철강재를 자력으로 확보할 수 있게 돼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일관생산 체제를 갖추는 세계 첫 회사가 된다.


◆2007년 착공-2010년 완공


현대INI스틸은 우선 일관제철소 부지로 당진공장(옛 한보철강) B지구 인근의 당진군 송산면 가곡리와 동곡리 일대 96만평을 잠정 확정,이 지역을 지방산업단지로 지정해 줄 것을 당진 군청에 요청했다.


이 회사는 96만평이 산업단지로 지정 인가받으면 2007년 공사에 들어가 2010년 일관제철소를 준공,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는 이 회사가 2010년까지 연산 350만t 규모의 고로 1기를 먼저 건설한 뒤 철강재 수급 사정 등을 감안해 추후 350만t짜리 1기를 더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현대차그룹이 고로 투자에 나선 것은 자동차용 고급 강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것.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실제 "자동차 엔진의 캠샤프트와 같은 부품을 만들기 위해 일본에서 중간 철강재를 수입해 쓰고 있다"면서 "독자적으로 고품질 철강재를 조달하지 않고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생산이 어렵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국내외에서 연간 5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자동차 철강재로 사용할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이 그만큼 대량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고급 강판을 확보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연초 일본 닛산자동차의 일부 생산라인이 철강공급업체와의 갈등으로 철강재를 제때 납품받지 못해 멈춰선 게 좋은 예다.


때문에 현대INI스틸은 일관제철소에서 생산한 쇳물을 주로 현대하이스코와 현대·기아차의 자동차용 열연강판 및 냉연강판 소재로 공급해 계열사 간 사업구조의 수직계열화를 이룰 방침이다.


◆자금·기술·원자재 확보가 관건


업계는 고로 1기를 건설하는 데 2조원이 넘는 엄청난 자금과 기술 및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쇳물을 뽑아낼 철광석 등의 원자재 조달도 뒷받침돼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단기적으로 당진공장의 A,B지구를 정상화하는 데 주력하면서 고로 건설에 소요될 자금 및 원자재 조달 방안,기술 확보 등을 추진해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철강재 수입이 둔화되고 세계적인 철강재 공급부족 현상이 서서히 완화되면 철강재 시황이 공급 과잉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계산이다.


현대INI스틸은 일단 연산 700만t 규모의 종합 제철소가 완공되면 약 40억달러의 철강재 수입대체 효과와 3800명가량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고로 건설을 위한 기술과 생산기술 도입선으로는 일본의 JFE스틸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FE스틸은 현재 현대하이스코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제철소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