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불교재가연대가 발행하는 계간지 '참여불교' 가 종교계를 둘러싼 부정ㆍ부패의 구조를 해부하고 그 개혁과제를 제시하는 연중기획을 마련했다. 2005년 봄호(통권 21호)에서 '종교의 권력화' 문제를 다루는 것을 시작으로 총 네 차례에 걸쳐 종교의 자본주의화, 보수우경화, 배타주의 등을 집중 점검하기로 한 것. 이번 봄호에서는 불교, 가톨릭, 개신교 교단에서 신도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민주적 운영을 가로막는 권위주의적 운영구조, 권력집중 현상과 극복방안을 주요내용으로 싣고 있다. 정웅기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정책실장은 '권력과점 고착화되나-조계종 권력과점 현상의 심화와 그 문제점'이라는 기고문에서 한국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의 권력과점 현상, 중앙종회의 권력화 문제와 대안을 조명하고 있다. 정 실장은 "선거제도 등 근대적 의미의 권력 재생산 시스템이 도입됐으나 대표성 자체가 일그러진 문중주의, 금권 선거 등에 의해 왜곡돼 있어 제도 자체의 존립에 대한 항시적 위협이 존재한다"며 "사법부의 경우에도 형식적으로 3권 분립이 돼 있으나 독립적이지 않으며, 입법부가 필요 이상의 권한을 독점하면서 정쟁과 집단이기주의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 실장은 "권력과점의 폐해를 치유하는 길은 진정한 권력분산, 권력분점의 실천"이라며 "철저히 3권 분립을 실시하고, 권력별로 권한과 책임을 더욱 분명히 제도화해 대중의 신뢰를 얻고자 애써야 될 것"이라고 말한다. 박득훈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대표)는 '개신교의 권력화 현상을 진단한다'는 글에서 교계 리더십 세습, 교회의 금권선거, 권위주의적 교회구조 등 교회의 권력화 양상들에 대해 진단한다. 박 목사는 ▲신도들이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현안에 대응하는 비판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 ▲민주적 정관 갖기 운동 전개 ▲교회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복음적 영성을 지닌 인물 양성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원 박문수 박사는 '가톨릭교회의 권위주의의 양상과 해결방향'에서 "한국 가톨릭교회가 하나의 권력집단으로 힝포를 부리고 있다는 평가는 아직 들을 수 없지만 최근 들어 천주교가 권위주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신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박 연구원은 "시민사회가 한국 가톨릭교회의 도덕적 권위를 의심하기 시작한 것은 교회 시설의 노동운동과 꽃동네 사건 등이 터지기 시작한 1990년대 말부터"라며 "가톨릭의 의사와 관계없이 권력화했다고 평가를 받는 영역에 대해도 이제는 경각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