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당시 54세)은 프랑스 파리에서 납치,살해됐다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뒤엎는 자료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뉴욕한국일보는 20일 미 국무부 비밀 해제 문서를 인용,김 전 부장의 실종 시기도 1979년 10월7일(현지시간)이 아니라 이보다 이틀 뒤인 9일이며,김 전 부장은 파리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 뒤 행적이 끊어졌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1980년 2월29일 주한 미대사관에 보낸 '주간 동향보고서 한국판'에서 "김(형욱)은 한국인 남성 한 명과 10월9일 파리를 떠나 스위스 취리히를 경유해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으로 간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거기서부터 행적이 묘연하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93년 비밀 해제된 이 보고서는 "일본 정부가 파리 경찰을 상대로 김 전 부장 실종 사건을 끈질기게 요구해 얻어낸 결과를 워싱턴 주일대사관이 우리(국무부)에 전해왔다"는 정보 출처와 함께 "프랑스 경찰은 어쩔 수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고 덧붙여 프랑스 경찰이 당시 김 전 부장 실종사건을 철저히 조사했음을 암시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