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토중' 공시 투자자 골탕 ‥ 주가 롤러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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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중'이라는 공시에 주가가 출렁거리고 있어 투자주의가 요망된다.
코스닥시장의 투자심리가 살아나자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검토중'이라는 조건을 달아 수차례 반복해서 공시,투자자를 골탕먹이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외자유치나 신규사업 추진,증자,매각 등의 경우 '검토중'이라는 공시에도 불구하고 성과없는 경우가 많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공시 10번만에 '없었던 일'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EBT네트웍스는 최근 프랑스와 외자유치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투자 포기의사를 최종적으로 통보받았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3월부터 프랑스 업체와 외자유치 협상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었다. 관련 공시만 무려 10번을 반복했었다. 하지만 결국 '없던 일'로 끝난 셈이 됐다.
이보다 앞서 성진산업은 지난해 말부터 증자를 추진키로 했다고 4차례 반복해서 공시를 냈었다. 하지만 결국 증자는 추진되지 못했고,이 회사는 자본 전액잠식과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시장에서 퇴출됐다. 검토 중이라는 말에 성급하게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고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또 사이어스는 지난 19일 에프원과의 주식교환을 위한 외부평가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가 에프원과의 주식교환을 위해 외부평가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3월에도 계약을 체결했지만 정작 주주총회에서 정족수 미달로 안건이 부결됐었다. 이 회사는 에프원과의 M&A가 본격화되기 전에도 검토 중이라는 공시를 5차례 했었다.
이밖에 젠네트웍스는 작년 말부터 외자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3차례 가량 밝혔다가 최근에야 협의 중이라고 다소 '진전'된 공시를 내놨다. 쓰리세븐도 올초부터 역시 신규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를 반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롤러코스터 타는 주가
코스닥 기업들이 신사업 진출이나 투자유치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공시가 나올 때마다 큰 폭으로 출렁거리고 있다. 예를 들어 사이어스의 경우 작년 11월 73% 가량 급락했다가 1월부터 강세로 전환,263% 올랐다. 3월께 다시 66% 급락했다가 4월에는 71% 상승,5월에는 70% 가량 떨어졌다. M&A 검토,추진,무산,재추진 등 일련의 상황과 전 대표의 횡령 등이 겹치면서 주가가 크게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다.
최근 공시가 반복됐던 한 업체의 담당자는 "주가가 급등락하다보니 조회공시가 들어오는 사례가 잦아지고 결국 진행 중이라는 말을 답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권선물거래소 공시팀 관계자는 "확정되지 않은 사안인 데다 외자유치,M&A 등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다는 점에서 진행상황을 확인하기는 힘들다"며 "검토 중이라는 말만 믿고 투자할 경우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