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외환보유액의 민간 활용 방안을 중ㆍ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에서 열린 월례 금융협의회에서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이 "최근 제너럴모터스(GM)사태 등으로 국내 은행의 해외자금 조달 여건이 다소 악화됐다"며 "외국에서 외화를 조달하는 대신 한은의 보유 외환을 활용토록 해달라"고 건의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이영균 한은 부총재보도 지난 3월 "외환보유액 중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모색하는 과정에 있으며 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대출도 그 중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 금융회사들에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예탁(외화대출),민간부문 대출자금으로 활용토록 했었다. 그러나 정작 외환위기가 터지자 외화 예탁금 회수가 거의 불가능해져 수치상으론 보유액이 쌓여있어도 쓸 수 없는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강정원 국민은행장을 비롯 10명의 은행장들이 참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