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가 `서울 라이벌' 두산을 이길 때까지 홈구장 입장료를 받지 않는 깜짝 이벤트를 실시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LG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주말 홈 3연전 때 당일 입장권을 구입한 관중에게 LG가 이길 때까지 무료 입장토록 하겠다고 파격적인 홍보를 실시했고 이날 1만8천905명이 입장했다. 이는 올 시즌 LG 홈 평균 관중 1만여명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3만500석 규모의 잠실 구장의 내.외야가 대부분 들어찬데다 응원 열기도 뜨거워 마치 플레이오프를 보는 듯했다. 양팀 감독과 선수들 또한 `공짜표 홍보'에 대해 겉으로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얼굴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순철 LG 감독은 "솔직히 언론에서 떠들어서 그렇지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프런트가 할 일이다. 괜히 선수들에게 부담줄까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 감독은 "공짜표를 떠나 두산에게 연패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기고 싶은 마음은 있다. 아무튼 주목을 받으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며 두산전 승리에 대한 염원을 내비치기도. LG의 좌익수 박용택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평소 하던 대로 할 생각이다. 선수단 내부에 동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약간 부담을 느끼는 듯한 모습이었다. 두산 역시 여유 속에 긴장감이 넘쳤다. 김경문 감독은 "오늘 최선을 다한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잘 하면 내일 공짜 경기를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 크게 의미를 두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두산의 포수 홍성흔은 "LG 덕분에 관중이 많이 모이면 우리도 훨씬 재미있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경기에서 잘하면 스타되는 것 아니냐"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잔뜩 긴장한 양팀 선수들은 매회 신중한 경기를 거듭했다. 특히 5회초 2사에 두산의 최경환 타석 때 투수 장문석이 던진 볼이 너무 몸 쪽에 바짝 붙자 포수 조인성과 말다툼을 벌어져 양팀 선수들이 모두 더그아웃에 몰려나오는 등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야구팬들 또한 저마다 공짜표에 대한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다. LG 열성팬이라고 밝힌 김윤민(23.대학생)씨는 "별로 좋은 모양새는 아니지만 LG에서 그만큼 적극적으로 승리를 하겠다는 의미로 알고 있다. 오늘 지더라도 내일 또 와서 공짜로 응원할 수 있으니 친구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날 LG 응원석에서 한 야구팬이 `내일도 돈 내고 보자'는 푯말을 흔들자 LG 팬들이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고 이에 두산 팬들은 막대 풍선을 흔들며 야유를 보내는 등 응원 대결 또한 볼만 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