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 삼성타워팰리스나 역삼동 스타타워,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삼성전자 탕정공장 등에 설치된 펌프는 덴마크에 본사를 둔 그런포스의 제품이다. 1945년 설립된 그런포스는 세계 굴지의 펌프업체. 원심펌프,순환펌프,오ㆍ배수펌프 등을 생산하며 세계시장의 15%,유럽시장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2003년에는 유럽품질경영재단이 수여하는 유럽품질상(EQA)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생산부문 최고경영자(CEO)인 라스 아가드 대표가 최근 '2005 신품질컨벤션'에 참석차 내한했다. 아가드 대표는 "제품의 품질 향상을 위해 경영자들이 앞장서는 사례가 많다"며 "하지만 몇몇 경영자에 의해 품질이 나아지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CEO에서부터 생산직 직원 한 명까지 모두 품질운동에 참여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포스가 품질 향상에 가속도를 얻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전 직원이 '비즈니스 엑설런스 모델(Business Excellence Model)'을 도입하면서부터다. 아가드 대표는 "10~12명으로 구성된 팀이 1년에 하루는 일하는 대신 스스로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다"며 "리더십 효율성 생산성 직원만족 업무프로세스 등 모든 항목에 대해 자체 평가를 내린 후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놀라웠다. 아가드 대표는 "4000명이 일하는 덴마크 본사 공장의 경우 생산성이 40%가까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글=문혜정·사진=양윤모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