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라'시리즈로 유명한 전성우(71)화백이 화업 50년을 정리하는 회고전을 27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갖는다. 50년대 초기작부터 60-70년대 색동 만다라,90년대 청화만다라 시리즈까지 대표작 60여점을 선보인다. 서울 성북동에 있는 간송미술관의 관장인 그는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장남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53년 19세의 나이로 미국으로 건너간 전 화백은 12년간 추상표현주의 작품 활동을 펼쳤다. 60년대 귀국한 이후 지속적으로 만다라 시리즈를 선보이며 서구의 추상표현 기법을 통해 동양정신을 표현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만다라는 불교적인 것이 아니라 평화로운 세계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는 특히 작가가 50년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볼스 화랑과 전속 계약을 하고 판매한 180여점의 작품 중 20여점을 수소문 끝에 입수해 처음으로 공개한다. "아버님(간송)은 제가 영원히 못 올라갈 산 같은 분"이라고 말하는 전 화백은 "자식들에게 공부하라는 소리를 한 번도 하지 않고 툭하면 음악감상회 미술실기대회를 열곤 했던 게 내가 환쟁이의 길을 걷게 된 계기"였다고 소개했다. 간송은 일제 암흑기에 사재를 털어 도자기와 고서화를 수집,1936년에 현 위치에 간송미술관을 세운 민족문화재 보존의 선구자다.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이 한국전쟁 때 고스란히 보존됐던 것은 이승만 대통령이 화물차를 보내와 부산에 있는 일본 재벌의 별장으로 옮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 화백은 "내가 창고에서 매일 소장품들을 지키다 환도 후 서울로 운반했다"며 "1주일만 늦었어도 화재로 인해 전부 소실될 뻔했다"고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들려줬다. 6월19일까지.(02)720-1020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