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비효율성을 지적하고 나서 한국에서도 이 제도를 둘러싼 기업부담 가중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EC는 최근 "내부회계관리제도가 과도하고 중복된 메커니즘 때문에 상당한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SEC는 "경영자는 자기 회사에 적합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유형과 수준을 합리적인 재량에 따라 결정하고,회계법인은 기업의 유연한 대응을 인정해야 한다"며 "특히 중소기업의 부담 경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원조격인 미국이 이처럼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책 마련에 들어감에 따라 내년부터 이 제도를 본격 시행할 예정인 한국에서도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법률로 정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 뿐으로 미국은 상장사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은 상장 비상장에 관계 없이 자산 70억원 이상 기업은 모두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재계와 학계에서는 서둘러 기업부담 경감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상장회사협의회는 "내달 발표할 예정인 '내부회계관리제도 모범규준안'에서 중소기업 부담완화 등의 세부지침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2007년까지 적용이 유예된 자산 70억∼500억원 규모의 비상장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유예시한을 연장하거나,아예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