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김인 사장은 유난히 산그림을 좋아한다.


그의 사무실에는 태백산 그림이,접견실에는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가 웅대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비서실이나 사장실 구석구석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다양한 산을 담은 그림들이 자리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사장실의 명칭도 '사장실'이 아닌 '열린경영실'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모든 생명체와 방문객에게 열려 있는 산처럼 직원 개개인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듣겠다는 뜻이란다.


이런 김 사장의 산 사랑을 두고 삼라만상을 품고 있는 산처럼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정보기술(IT)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삼성SDS 관계자들은 해석한다.


이런 김 사장이 삼성SDS를 국내 최고의 한라산 같은 기업에서 에베레스트,몽블랑 같은 산처럼 세계 최정상급의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한 '개선'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습니다.


차원이 다르게 도약하는'혁신'을 이루려면 발상에서부터 일하는 방식과 방법까지 통째로 바꿔야 합니다."


김 사장은 최근 2010년까지 삼성SDS를 지금의 매출액 2조원 수준에서 4배 이상 증가한 8조원으로 늘려 세계 10대 IT 서비스 회사로 키워 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김 사장 자신도 3년마다 매출을 2배씩 늘린다는 비전을 구상하고 구체화하는 방법을 찾는 데 과거와는 다른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토로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회사를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을 찾는 데 몰두할 때였습니다.


지난 2월 인도로 출장을 갔는데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인도에 갔더니 아직도 많은 IT 업무를 수행하는 데 콜센터에 대규모 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더라는 것.한국의 경우도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하지 않은가 생각했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휴대폰이나 PDA,디지털 카메라 등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가 탑재되고 이것이 IT 아웃소싱 작업과 접목되면 그 파급효과가 대단할 것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리하여 나오게 된 것이 '엔지니어링 아웃소싱(EO)'이라는 신분야다.


EO는 기술이 산업 자체에 내장,최적화(임베디드)돼 만들어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지칭한다.


이런 새로운 조건의 IT 인프라를 구현하거나 각종 서비스를 대행하는 아웃소싱 서비스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내장하는 임베디드 작업부터 새로운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그 인프라를 운영하는 아웃소싱까지 작업 폭이 지리산처럼 넓은 것도 특징이다.


이 부분에서만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게 회사측 목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