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치료제는 중증 치매를 치료하기는 어렵지만 치매를 예방하고 경증 환자를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어 점차 널리 처방되고 있다. 치매는 흔히 뇌 혈관이 막히는 혈관성 치매와 뇌내 신경세포에 베타-아밀로이드 같은 유독물질이 쌓여 뇌 신경세포 기능을 마비시키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나뉜다. 혈관성 치매는 혈전용해제, 뇌 대사 부활제,은행잎 추출물로 대표되는 혈액순환제 등으로 증상개선이 가능하고 식사?운동요법까지 더해지면 상당한 수준까지 치료될 수 있다. 반면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몇종 되지 않고 치료도 극히 어려워 일반인의 관심과 의사들의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치료제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약품이 한국에자이의 아리셉트(성분명 도네페질)이다. 하루에 한알 복용하며 경증 중등도의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효과가 있다. 뇌혈관질환을 동반한 혈관성 치매에도 증상 개선효과를 나타낸다. 신경세포의 위축과 퇴화를 막는 신경보호 기능도 일부 갖추고 있다. 이 약은 대뇌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고갈되지 않도록 아세틸콜린을 분해하는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AchE)라는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약효를 발휘한다. 하지만 AchE를 억제하는 만큼 근육경련 피로감 불면증 어지럼증 오심 구토 등의 부작용이 불가피하다. 하루 두세알 복용하는 다른 약물에 비해 복용이 간편하고 1998년 이후 국내서 가장 오래 기간 처방돼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노바티스의 엑셀론(리바스티그민)은 아리셉트와 비슷한 약리작용과 효과를 갖는다. 하루 두알 이상 복용해야 하는 데다 부작용도 아리셉트보다 약간 심해 대개는 아리셉트로 효과를 보지 못했을 때 처방된다. 한국얀센의 레미닐(갈란타민)은 AchE억제 효과 외에 △대뇌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해 아세틸콜린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GABA 세로토닌 도파민 글루타민 등 여러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혈관성 치매에도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수선화 구근 추출물에서 착안해 개발된 갈란타민은 서양 민간요법에서 소아마비나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것으로 이용돼왔다. 이런 바탕 때문에 노인의 인지기능장애 행동장애 일상활동장애에도 우수한 효과를 내는 것은 레미닐이 유일하다는게 한국얀센측의 주장이다. 한국룬드벡의 에빅사(메만틴)는 현재 중등도 또는 중증 치매환자에게 유일하게 쓸 수 있는 치매치료제다. 뇌내 NMDA 수용체에 배타적으로 결합, 글루타메이트에 의해 뇌신경세포가 독성 피해를 입는 것을 막는다. 글루타메이트는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정상인은 이 물질이 짧은 순간 방출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환자들은 연속적으로 나와 기억과 학습을 방해하며 궁극적으로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물질을 형성케 한다. 중증일 경우 다른 약물의 사용여부에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처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이밖에 치매치료제로는 은행잎 추출물 성분의 혈액순환개선제가 있다. 혈행을 개선하지만 치매 치료효과에는 이견이 많아 뇌졸중 심근경색 후 뇌 후유증에 보완적으로 처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동제약 사미온(니세르골린), 동아제약 니세틸 및 한미약품 카니틸(아세틸-L-카르니틴), 동화약품 글리아트린(콜린알포서레이트) 등과 같은 뇌혈액순환개선 및 뇌신경보호 효과가 있는 약물이 보조 처방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