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맞기가 두려워 대다수 환자들이 꺼려하는 인슐린요법을 보다 조기에 실시해야 한다는 전문의들의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인슐린 투여는 인슐린 의존형(1형) 당뇨병에 걸린 사람은 물론 공복시 혈당이 250mg/dl 이상이거나 고혈당에 의한 증상이 심할 경우에 즉각 실시해야 할 치료로 권고되고 있다. 하루 한번 투여하다가 효과가 없으면 횟수를 늘리는게 원칙이나 환자들은 인슐린 주사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실제로 이를 수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이 때문에 의사들도 자신의 치료지침을 환자에게 침투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최근에는 이런 중증 당뇨병 환자가 아니더라도 당뇨 초기부터 적절히 인슐린을 투여, 혈당을 안정권으로 유지한 후 먹는 당뇨병치료제 복용이나 식사요법 및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혈당을 장기적으로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우정택 경희의료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은 그동안 식사?운동·약물요법 등을 통해 치료하다 진척이 안 되면 인슐린요법을 쓰는 것으로 인식해왔다"며 "이같은 기존 치료법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당뇨 초기부터 철저한 혈당관리가 필요하다"며 "꼭 인슐린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처음부터 인슐린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당뇨병환자는 진단 당시부터 인슐린 분비능력이 정상인의 50%수준으로 감소돼 있기 때문에 인슐린요법을 치료 후순위로 놓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더 강해진(악화된) 상태에서 인슐린을 투여하게 돼 사용 적기를 놓치거나 치료효과가 줄어드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말했다. 인슐린제제는 작용 발현시간과 지속시간에 따라 초속효성, 속효성, 중간형, 장시간형으로 나뉜다. 장시간형으로는 사노피아벤티스의 '란투스'처럼 하루 한번 주사로 식사량에 상관없이 하루 종일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제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노보노디스크코리아의 '노보믹스30'처럼 초속효성과 중간형 인슐린을 혼합한 제품은 하루 1∼2회 주사만으로 공복혈당과 식후혈당이 원활하게 조절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관우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환자들이 매우 다양한 임상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인슐린제제의 선택은 변수가 많고 의사들의 많은 경험을 요구한다"며 " 분명한 사실은 인슐린의 조기투여(엄밀히 말하면 적기투여)가 당뇨병 환자에게 여러가지로 도움을 준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