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이해찬 국무총리의 '시·도지사 중에는 대통령감이 없다'는 등 기자 간담회 발언을 둘러싸고 벌어진 이 총리와 손학규 경기지사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23일 이 총리 비판에 가세했고,손 지사 또한 연일 이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시장과 손 지사는 모두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된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 난곡 신교통체계와 관련한 브리핑 도중 "현재 시·도지사 중에서는 대통령이 될 만한 인물이 없는 것으로 본다"는 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은 국민이 뽑는 것이지 총리가 뽑는 것이 아니다. 총리가 실수로 발언한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수도권발전 대책을 놓고 이 총리와 '충돌'해 온 손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정치는 내가 '하수'일지 모르지만 경제와 일자리 챙기기는 내가 '상수'"라고 말했다. 이 총리가 "정치적으로 나는 고수에 속하고,손 지사는 아래도 한참 아래"라고 언급한 데 대한 반응이다. 손 지사는 이어 이 총리와의 갈등을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총리는 입부터 진중해야 한다"며 "대립 해소의 기준은 진정으로 일자리와 경제회복을 생각하느냐,10~20년 후 (우리나라가) 먹고 살 일을 생각하느냐,기술 강국을 만들어 (1인당 국민총생산이) 3만달러 시대에 돌입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지사는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 복귀 여부와 관련, "정치적으로 여러 저항에 부딪쳤음에도 행정도시에 동의했고,발전협의회에도 참석했다"며 "그러나 총리가 소신없이 그런 쪽으로 결론을 내리는 데 그런 회의에 어떻게 참여하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7일 중앙청사에서 열린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서 손 지사가 국내 첨단 대기업 공장의 수도권 신·증설 허용범위 확대를 요청한 데 대해 이 총리가 불허 방침을 밝힌 것을 겨냥한 언급이다. 손 지사는 차기 도지사 선거 불출마와 대선 출마 의사를 강력히 내비쳤다. 그는 "처음부터 2006년까지 경기도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 목표를 세워 놓고 일을 했다. 도지사를 단임정신으로 지금까지 해왔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손 지사 비판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손 지사가 정부의 공식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가 하면 이제는 정부와 한 판 붙겠다는 얘기도 했다는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홍영식·강동균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