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와 IT(정보기술)주의 약진에 묻혀 있던 조선 부품주들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현진소재가 23일 단기 골든크로스를 나타낸데 이어 코스닥 조선업종 대장주인 태웅을 비롯해 하이록코리아 케이에스피 등의 골든크로스도 임박했다. 약세를 거듭하던 주가가 최근 2~3일간 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강세를 주도한 테마주의 뒤를 이어 그동안 소외됐던 굴뚝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그만큼 무거운 종목이지만 탄력을 받으면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다퉈 장기이동평균선 돌파 현진소재는 23일 3.91% 오른 6650원에 마감하며 한달여 만에 6500원선을 회복했다. 이날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주가는 최근 3일간 11.20% 올랐다. 태웅도 단기 골든크로스가 임박했다. 최근 3일간 11.10% 오르며 20일 단기 이동평균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하이록코리아와 케이에스피 등도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며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 이동평균선에 육박했다. 화인텍도 최근 이틀 연속 강세를 나타내며 상승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코스닥 운송장비·부품업종 지수는 골든크로스를 나타내며 업종 전망을 밝게 했다. 단기 골든크로스는 주가의 추세적 상승이 임박했음을 나타낸다. ◆주가 '쉴만큼 쉬었다' 조선 부품주들은 지난 4월 초 이후 두달여간 조정을 받아왔다. 5월 들어 코스닥시장이 반등하는 동안에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태웅의 경우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10.66% 하락했다. 굴뚝주 특성상 단기 재료에 이끌리는 급등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며칠사이 시장의 관심이 이들 조선주로 몰리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4월 초 이후 하루 4만~5만주 수준이던 태웅의 거래량은 최근 4일간 연일 10만주를 넘었다. 5만주 수준이던 현진소재의 거래량도 23일 30만주를 웃돌았다.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이들 종목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IT주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테마주의 급등락이 부담스러워지자 조선주가 안전한 투자처로 떠올랐다는 진단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경섭 연구원은 "거래소 조선업종의 1분기 실적 악화로 관련 부품주들도 동반 타격을 입었다"며 "하지만 1분기 실적이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수준으로 나타난 데다 주가하락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커졌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올 2분기 이후에는 조업일수가 늘어나는 만큼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