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깨어나지 않는 잠은 한번 뿐이며 지금 여기 한 크신 분이 깊은 수면에 드셨으니 온세상이여 고요하여라 이분은 일찌기 장엄한 감동을 온몸으로 느껴 장중한 교향곡의 기나긴 전 악장을 전율하며 일상으로 들으시고 심연에서 울리는 심오한 묵시도 순열한 가슴으로 헤아리셨어라 드높은 창공으로 거대한 비행기를 밀어 올려 명문 아시아나항공을 창립했으되 자랑함 없이 과묵과 겸허뿐이더니 오늘은 왜 이러시는가 이승의 수저를 놓으시고 빛과 시간도 접어 되돌리시니 2005년 5월23일의 비보여 갑작스런 빙하기의 몹시 추운 새벽이더라 우리 시대에 이분 계시어 고맙고 풍요로웠는데 왜 이리 서두르시는가 작별도 손 흔듦도 없이 어느새 강 저편에 서 계시니 눈물 어찌 샘솟지 않으리 그간 의료기관에 몸을 맡기시고 마치도 매순간의 고통을 이겨내며 장장 42,195킬로를 달리는 마라토너처럼 더하여 도착 즉시 다시 떠나는 마라토너처럼 가열한 모든 투병을 견디셨으니 생명의 대접에도 최선을 다했어라 아아 그 이름을 朴晟容이라 이르시는 심히 아름다운 분이 이 아침 홀로 먼 길을 떠나신다니 서름한 지도,처음 읽는 주소로 오늘의 쉼집을 어이 찾으실지 외로워 어이 가실는지 그러나 절망에 싹트는 강건한 희망 있으니 우리가 필연 이분을 잊지 않고 또한 차례로 이분을 뒤따르리니 다시 모여 함께 살 복된 그날까지 은총 중에 평안히 쉬소서 사랑하는 朴晟容 회장님 /김남조ㆍ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