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분양가상한제와 채권입찰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아파트 청약제도가 확 달라졌다. 신도시 등 공공택지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대상인 전용면적 25.7평 이하는 무주택우선공급대상에 이른바 '0순위'(40세 이상?10년이상 무주택세대주)가 새로 추가됐고,아파트 전매요건도 대폭 강화됐다. 또 하반기부터는 서울 인천 등에서 실시해 온 '동시분양제'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청약대기자들은 그만큼 발품을 더 많이 팔아야 하게 생겼다. ○확 달라진 청약제도 지난 3월부터 아파트 청약요건이 크게 바뀌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그만큼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조차 헷갈릴 정도다. 소비자들의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청약제도로는 △무주택우선공급제도 △청약1순위 제한 △전매제한 △재당첨제한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자신이 청약하고자 하는 아파트가 투기과열지구인지 여부와 공공택지인지 민간택지인지를 구분해둬야 한다. 이에 따라 적용되는 규칙의 내용과 제한사항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들 조건만으로도 무려 7가지의 청약자격 시나리오가 나온다. 우선 공공택지란 '택지개발지구(신도시 등)?국민임대주택단지?산업단지 안에 조성되는 공동주택용지'를 말한다. 따라서 △서울시 뉴타운 △주거환경개선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 △일단의 주택단지 조성사업지구 등을 포함해 나머지는 모두 민간택지로 보면 된다. 여기에다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권 등이 지정돼 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청약요건이 가장 까다로운 곳은 '투기과열지구 안에 있는 공공택지 중 전용 25.7평 이하'아파트다. 판교신도시 내 중소형 아파트가 가장 대표적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일반분양분의 40%는 40세?10년 이상,35%는 35세?5년 이상 무주택세대주에게 각각 배정된다. 일반 1순위자들의 몫은 4가구 중 1가구(25%)에 불과하다. 따라서 김포, 파주, 이의 신도시 등 인기단지가 속한 지역 거주자로 아파트 분양 전에 40세이상?10년이상 무주택요건을 갖췄다면 당첨은 거의 '떼놓은 당상'이다. 청약신청 한 번으로 무려 6번의 경쟁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과거 5년간 당첨 사실이 없어야 하고,계약 후에는 10년간 다른 아파트에 청약(순위 내)조차 할 수 없다. 분양권도 계약 후 5년간 전매할 수 없다. 거꾸로 '비(非)투기과열지구에 있는 민간택지'아파트는 평형에 관계 없이 이들 제도를 전혀 적용받지 않는다. ○동시분양제 이르면 하반기 폐지 당초 5월로 예정됐던 서울 인천 등의 아파트 동시분양제 폐지시기가 일부 늦춰졌다. 따라서 서울의 경우 최소한 오는 6월(6차동시분양)까지는 지금처럼 한날 한시에 아파트 청약이 진행된다.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주택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주택시장이 계속 불안하다고 판단되면 연말까지 폐지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 동시분양제가 폐지될 경우 자신이 원하는 아파트를 골라서 여러번 청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권에서 목좋은 아파트가 동시분양되면 한 곳에만 청약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괜찮은 곳은 모두 도전해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로 인해 인기단지의 경우 청약경쟁이 과열될 우려가 크고 이로 인해 분양가 인상이나 주변 아파트값 상승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도 있다. ○플러스옵션제는 7월 폐지 시행효과도 없이 말만 많았던 아파트 플러스옵션제는 오는 7월부터 폐지된다. 시행 1년 6개월 만에 사라지는 것이다. 플러스옵션제는 △거실장 옷장 싱크대 현관대리석 보조주방 등 가구제품 △TV 식기세척기 김치냉장고 에어컨 가스오븐레인지 등 가전제품 △특수거품욕조 비데 안마샤워기 음식물탈수기 등 위생용품 등을 분양가에 포함시키지 않고 수요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당초 플러스옵션제가 시행되면 분양가가 평당 45만∼80만원 낮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효과가 별로 없었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공공택지 내 전용 25.7평 이하) 아파트는 정부가 고시한 금액 이상으로 건축비를 받지 못하게 돼 있어 실효성이 사라졌다. 다만 벽걸이TV 냉장고 세탁기 등 고가제품이나 소비자가 개별 설치할 수 있는 품목은 강제 분양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이 별도로 마련될 예정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