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이른바 '배당주펀드'에 돈이 몰리면서 펀드판매가 일시 중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만큼 배당주펀드의 인기가 높다는 얘기다. 작년 하반기 이후 배당주펀드 인기 상승과 이에 따른 배당주 강세 현상이 진행되면서 배당이 국내 증시의 최대 화두로 입지를 단단히하는 추세다. ◆배당주 펀드 열풍 신한BNP파리바투신은 24일 "현재 신한은행 등을 통해 판매 중인 '프레스티지 고배당주식1'의 수탁액이 2000억원을 넘어섬에 따라 조만간 펀드 판매를 잠정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투자 대상 고배당주가 제한된 상황에서 펀드 규모가 너무 커지면 배당수익률이 낮은 주식까지 편입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기존 가입자들이 불이익을 입을 우려가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한BNP투신은 다만 적립식으로 이 펀드에 돈을 불입하는 고객은 펀드 판매 중단 기간에도 계속 돈을 넣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월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도 3개 배당주 펀드에 8일 만에 2500억원이 몰리자 펀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펀드 평가 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 전체(주식형 및 혼합형) 수탁액은 23일 현재 4조1923억원에 달했다. 작년 말(1조9364억원)보다 5개월 새 2조2559억원 급증한 것이다. 이 가운데 주식형 배당주 펀드는 작년 말 3884억원에서 1조989억원으로 7105억원 늘었다. 수탁액 급증과 함께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도 고공 비행을 하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기준 수익률 상위 10개 성장형(주식 비중 70% 이상) 펀드 중 배당주 펀드는 5개에 달했다. 안정성장형(주식 비중 40~70%)에서는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중 배당주 펀드가 무려 7개를 차지하고 있다. 정성환 삼성투신 팀장은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한 작년 8월 이후 배당주들이 재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급등,이처럼 높은 수익률이 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증시 업그레이드 이 같은 배당주 펀드 열풍은 초저금리 덕분이다. 배당주 펀드 투자를 통해 은행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보수적 투자자들이 배당주 펀드를 예금의 투자대안으로 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우증권이 커버하는 233개사의 올 예상 배당수익률은 예금 금리인 연 3.46%와 거의 비슷한 3.40%로 추정된다"며 "예금은 1년을 들어야 하지만 배당은 연말까지 7개월 정도만 투자해도 돼 수익률이 더 높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외에도 △국내 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데다 △주주 중시 경영 확대로 기업들의 배당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배당주 펀드의 매력으로 꼽았다. 배당주 펀드에 돈이 몰리면서 배당주 강세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전력 대한가스 등 가스주,삼성출판사 미창석유 등 고배당 중·소형주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증시 조정기에서도 주가가 오르거나 강한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배당주는 증시의 안정성을 높이고 장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배당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미 상당히 이뤄진 상태라 배당주 투자자는 '대박'보다는 은행 금리에 알파를 더한 수익률을 기대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