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의혹 '제2의 오일게이트' 비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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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의 행담도 개발사업 의혹을 조사 중인 감사원은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인 문정인씨(54)를 금명간 조사키로 했다. 문 위원장이 이번 의혹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행담도 개발사업이 '제2의 오일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24일 "행담도개발㈜의 지분 90%를 갖고 있는 EKI가 행담도 개발사업을 위해 지난 2월 채권 8300만달러를 발행하기 앞서 문 위원장이 지난해 9월 지원의향서를 써주는 등 직.간접적인 지원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며 "감사시한을 25일로 잡고 있는만큼 금명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위원장은 또 지난해 6월 취임한 손학래 도로공사 사장이 오점록 전 사장 시절 체결된 지급보증계약(자본투자협약)을 문제삼고 나서자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재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문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동북아시대위원회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S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행담도 개발사업을 제대로 끝내야 한다고 판단해 지원의향서를 써줬다"며 "중재를 한 것은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이 '도로공사가 결정을 미루는 바람에 채권 발행을 못하고 있다'며 도움을 청해와 도로공사 실무자들과 법무법인의 얘기를 들어본 후 어떤 방향으로든 결정을 빨리 내리라고 권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S프로젝트는 정부가 추진 중인 서남해안개발 프로젝트 중의 하나로 싱가포르의 CPG라는 회사가 제안한 1억3000만평 규모의 국제도시 건설사업이다.
김 사장은 CPG와 한국정부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문 위원장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또 당시 건설교통부 도로국장이었던 강모씨도 지원의향서를 써 준 것으로 나타나 경위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 전 사장을 이날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조만간 오 전 사장과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에 대해 검찰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전윤철 감사원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도로공사와 EKI의) 계약은 종래 관행에 어긋나는 게 사실"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조사를 종결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S프로젝트는 서남해안 개발사업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는 계획으로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며 "무리한 사업추진이나 문제점이 있었는지는 감사원이 조사하고 있으므로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할 것이며 (이와는 별개로) 서남해안 개발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원순.김인식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