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문 이틀째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최고지도자인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만났다. 후 주석이 한국 야당 대표를 만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박 대표는 외교적 역량을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날 만남의 주제는 동북아 최대 현안인 북한 핵문제였다. 박 대표는 북핵 문제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촉구했다. 이에 후 주석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모두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았다. 후 주석은 칭화대 수리공정학부,박 대표는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나왔다. 박 대표는 전날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을 방문한 얘기를 꺼낸 뒤 "중국에 이공계 출신 지도자가 많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후 주석은 "지난 60년대 공업화 산업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이공계 인재를 집중 육성한 결과"라면서 "지금도 경제발전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과학기술 발전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올해 한·중 교역액이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교 10여년 사이에 양국 관계가 이렇게 높은 수준으로 발전한 경우는 유일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 대표는 "신뢰를 바탕으로 21세기 동북아 연대를 통한 공동 발전을 추구했기 때문"이라며 "두 나라가 동반자로서 공동 번영을 이뤄나갔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중국측은 연일 박 대표를 극진히 환대하고 있다. 탕자쉬안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전날 만찬을 통해 "재·보선에서 어마어마한 성과를 낸 것을 보고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박 대표를 치켜세웠다. 베이징=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