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0억원이상 투입되는 한 국책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평가가 불과 3개월만에 완전히 엇갈린 것으로 나타나 과학기술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최근 대형 국가 연구개발사업 종합평가에서 2010년까지 1200억원이 투입되는 양성자공학 기술개발사업에 대해 '성과가 아주 미흡하다'는 D등급을 매겼다. 이 사업 평가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양성자공학 사업이 올해 초까지 가장 작은 규모인 20MeV(메가볼트)급 양성자 가속기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놨지만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더러 조만간 실현 가능성도 희박해 일정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D등급 판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성자공학 사업은 이에 앞서 과기부의 프런티어사업평가단이 지난 2월 실시한 평가에서는 가장 우수한 A등급을 받았다. 프런티어 사업평가 관계자는 "2월 평가 당시에는 아직 20MeV급의 개발 기간이 끝나지 않아 개발 전망이 있었다"며 "부대 기술개발 등 다른 상황이 평가기준에 적합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떻게 이런 평가결과가 나오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한쪽의 평가는 신뢰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기회를 통해 국책사업에 대한 보다 정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평가체제의 전면적인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성자공학 사업은 원자력분야에서 산업 이용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양성자 생산 가속기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1200억원 이상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