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위안화 10% 평가절상 요구를 거부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 달러화에 연동된 위안화 환율제가 중국의 인플레와 경기과열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경고하는 등 국제사회의 압박은 끊이지 않고 있다. 쿵취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비공식 라인을 통해 위안화 10% 절상을 요구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최근 많은 미 정부 관계자들이 중국을 방문해 위안화 절상을 요청했지만,내부 여건이 성숙되지 않는 한 위안화 절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율개혁은 중국 내부의 일"이라며 "여건이 성숙되면 외부압력이 없어도 개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도 이날 베이징 경제리더포럼에 참석,"위안화 환율 개혁에 대한 어떠한 새 견해나 소식도 없다"고 말해 조기 평가절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저우 은행장은 또 "인플레 통계를 봐야겠지만,단기간에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4월 물가상승률은 1.8%로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돼 금리인상 압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중국 언론들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미 컬럼비아대 교수가 이날 베이징 포럼에서 언급한 위안화 절상불가론을 크게 보도했다. 먼델 교수는 "위안화 절상이 이뤄질 경우 중국에선 외자유치 감소,은행의 부실채권처리 어려움 가중,실업자 증가 등 12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위안화 절상으로 득을 보는 곳은 미국 재무부와 일부 이익집단 그리고 헤지펀드와 같은 국제투기세력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OECD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페그제가 인플레와 경기 과열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올 들어 위안화 가치는 주요 교역국 통화에 대해 사실상 3% 절하됐다"며 "이 같은 환율변화와 중국산 섬유수출의 급증이 무역수지 흑자를 계속 확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OECD는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