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가 '한국의 재정정책:2005~2009 국가 재정운용계획'을 주제로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는 외신기자들은 물론 주한 외국 대사관 관계자들까지 다수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변양균 예산처 장관이 직접 발표자로 나선 이날 간담회에는 외신 기자와 주한 대사관 관계자만 30여명이 참석했고, 국내 취재진과 다른 정부부처 관계자들도 모습을 보였다. 애초 예산처가 어림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렸다. 하지만 일부 한국인 외신 기자들을 제외한 외국계 취재진들은 주최측의 설명을 '귓전'으로 흘려야만 했다. 발표내용을 동시통역해 주지 않은 것은 물론 입구에서 나눠준 영문자료에 있는 내용은 아예 통역조차 해주지 않아서다. 발표자료에 들어있지 않았던 일부 내용에만 간단한 통역이 뒤따랐다. 예산처 관계자는 "비용이 더 들어도 동시통역을 진행하려 했지만 발표 자료에 없는 내용만 통역하는 게 정부 부처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향후 5년간 경제성장률 전망, 국가 재정운용 전략, 민간투자유치(BTL) 사업, 공공기관 혁신 등 굵직하고 복잡다기한 내용들을 그날 받아든 자료만으로 한눈에 척 이해하는 이들이 많을리 없다. 발표내내 외국인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자료를 뒤적이기에 바빴다. 외신기자 가운데 질문에 나선 사람은 일부 한국인 기자들 뿐이었다. 폴란드 대사관에서 나온 경제ㆍ정치 참사관 우르슐라 라스노비에츠카씨는 "입구에서 받은 자료 외에는 사전에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다"며 발표내용이 통역되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주요 발표 내용중 하나였던 '공기업 혁신' 부문에는 '서비스 품질 개선 노력이 미흡했다'는 정부 진단도 들어있었다. 하지만 공기업 혁신에 앞서 정부의 '대 고객 서비스' 개선방안부터 꼼꼼히 챙겨볼 일이다. 질의 응답이 끝나기 전 자리를 떠버린 우르슐라 참사관이 "괜히 시간만 축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김혜수 경제부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