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부동산 투자클럽이 우후죽순 격으로 급증하고 있다. 주택시장 거품을 경고하는 지적이 잇따르는 속에서도 뉴욕시 집값이 최근 5년새 두배로 뛸 정도로 주택경기가 활황이어서 부동산에 공동으로 투자하면서 정보도 나눠 갖는 투자 클럽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한국 교민이 많은 로스앤젤레스(LA)의 클럽 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부동산 투자클럽 3년 만에 4배 증가 미 시사일간지 USA투데이는 비영리단체인 전국 부동산투자자 협회에 등록한 부동산 투자클럽이 177개로 3년 전인 지난 2002년의 44개에 비해 4배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24일 보도했다. 미등록분까지 포함하면 500개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주식 투자클럽이 증시가 활황이었던 1999년 3만6115개까지 늘었다가 현재 절반 수준인 1만9646개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최근 몇년 사이 주식에서 부동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투자클럽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은 로스앤젤레스다. 지난달 LA지역에서 출범한 '로스앤젤레스 땅부자 투자협회(Los Angeles Real Wealth Investors Association)'라는 모임의 회원수는 첫 회동 때는 100명이었지만,한 달도 안된 지금 500명으로 늘었다. 이 모임의 회장인 스콧 웰리는 "회원 중 20% 정도는 부동산 전문 투자자"라고 말했다. ◆정보 공유가 목적 부동산 투자 클럽의 주요 목적은 투자 정보와 전략을 공유하는 데 있다. 부동산투자자협회의 레베카 매클린 이사는 "주식 투자클럽은 공동 투자도 하지만 주로 자금을 모으는데 초점을 두는 반면 부동산 클럽은 투자전략 공유가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협회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교육,네트워킹,법률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 내용 중에는 △부동산을 헐값에 사서 재빨리 팔고 빠지기 △건물 등을 재건축한 후 프리미엄을 얹어 팔기 △임대 목적으로 투자하기 등이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부동산투자자협회 홈페이지는 매달 25만명(페이지 뷰)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부동산 거품 조장 지적도 부동산 클럽 급증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예일대 경제학교수인 로버트 실러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나스닥이 5000선을 돌파했던 2000년 증시처럼 '비이성적 과열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전국 부동산업자협회가 발표한 4월 주택 판매는 연율 기준으로 전달보다 4.5% 늘어난 718만채에 달해 월간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평균 매매가격도 20만6000달러에 이르러 처음으로 20만달러선을 넘어 섰다. 특히 캘리포니아와 뉴욕시의 평균 주택가격은 최근 5년 만에 두배로 뛰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주택시장 거품 논란과 관련,"전국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은 지역에서 거품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정지영 기자 gwang@hankyung.com